최근 북한에서 김정은 우상화가 다시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사실상 절대 군주제 국가이지만 북한 당국자들은 공식적으로 세습정치라는 말을 입에 담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언론은 최고지도자가 사실상 직전의 지도자인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정권을 고스란히 이어받았는데도 세습을 입에 담지 못하고 후계자가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천재이기 때문에 정권을 이어받았다고 보도합니다.
이 같은 예로써, 요즘 북한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이 어렸을 때 이미 출중한 사격 실력을 갖추었고 자동차를 운전했으며 국제정치와 군사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또 하나는 김 제1위원장이 김일성 군사대학에서 공부했을 당시 매일 18시간씩 공부했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을 믿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7살 어린이가 삼륜자전거가 아닌 자동차를 운전했다는 사실은 모든 문제를 고려했을 때 상식적으로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믿을 수 없는 내용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정치적 안목에 관한 주장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북한 언론이 보여주고 싶은 김정은 제1위원장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들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김정은의 모습은 당 간부나 학자보다는 군인으로서 타고난 천재라는 모습입니다. 그들이 강조하고자 하는 특징은 사격능력이나 군사문제에 대한 지식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은 본래 김정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물론 북한 언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상위급 부자들의 아들딸만 다닐 수 있는 스위스 고급 사립학교에서 유학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북한이란 왕국의 세자가 이런 특권학교에서 공부하는 것 자체는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등록금이 비싼 만큼 이러한 학교의 교육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나 특권계층에 속한 사람들 가운데 이러한 교육을 받는 사람들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 언론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너무나 다릅니다. 그들은 높은 교육보다 군사능력을 강조하는 내용을 보도합니다. 스위스 부자학교에 유학했다는 사실은 북한 군대를 중심으로 하는 선군 정치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북한의 경향을 살펴보았을 때 지난 8, 9월에 보여 주었던 변화의 시도가 갑자기 중단된 느낌이 있습니다. 얼마 동안 북한의 개혁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북한지도층은 개혁에 대한 공포감으로 인해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우상화 선전을 보면 이러한 경향이 다시 확인됩니다.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선택은 북한이 직면한 경제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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