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중국 북경에서 공연할 예정이었던 북한 모란봉 악단의 갑작스런 공연취소는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모란봉 악단의 이번 중국 방문 공연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란봉 악단은 북한 대중음악의 새 얼굴로 생각될 뿐만 아니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가장 아끼는 공연단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방문 공연은 몇 년 동안 얼어붙은 상태에 있던 북-중 관계의 개선을 상징하는 행사로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는 이러한 중요한 공연일정을 공연 당일 아무런 설명도 없이 취소해버렸습니다. 모란봉 악단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먼 길을 온 중국 사람들에게 이 소식은 매우 갑작스러웠습니다. 또한 첫 공연에 초청된 관람객들 중 평범한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은 중국의 고위 간부와 예술인 등 특수한 계층들입니다.
북한이 공연 취소를 결정한 이유에 대한 가설들이 많지만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아마 김정은 제1위원장이 마지막 순간에 공연을 취소함으로써 중국 정부의 특정 정책이나 태도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 보면, 이 공연 취소 결정은 중국 인민과 간부들 가운데 점차 굳어지고 있는 북한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본래 중국인민들의 상당수는 북한을 논리도 없는 예측 불가능한 정권이 통치하는 한심한 국가라는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는 최고존엄으로서 항상 높이 존경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북한은 예절도 모르고 국제적인 규범도 지키지 않는 문제가 많은 나라라는 좋지 않은 인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특히 중국 공산당 총서기 습근평(시진핑)은 개인적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도 지난 10월부터 중국은 지정학적 고려를 감안하여 3-4년 동안 긴장 상태였던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 볼 수 있는 중국 투자 및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였습니다.
모란봉 악단의 공연이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더라면, 중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북한의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관계 개선의 촉진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연 취소 결정은 북한의 예쁜 여성들이 양국의 친선을 위해 훌륭한 춤과 노래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북한이 이상하고 예측 불가능한 나라라는 생각을 더욱 굳어지게 했습니다.
모란봉 악단의 공연취소는 북-중 관계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북한은 중국 지도부도 존엄성과 자존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마도 습근평(시진핑) 총서기를 비롯한 중국 집권 계층은 북한의 이러한 무례한 행위를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은 어떤 형태로도 북한의 이런 무례하고 유치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건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일단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석유를 비롯한 대북지원을 계속할 것입니다. 국제 관계에서 국가 이익은 감정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만간 중국도 북한에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과거부터 믿을 수 없는 나라로 인식되어 온 북한이 이제부터는 더욱 믿지 말아야 할 이웃나라라는 인식이 강해질 것입니다.
모란봉 악단의 공연 취소를 결정한 북한 지도부는 그 같은 황당한 결정에 대한 무거운 후과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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