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이 남한 진보정권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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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한에서는 정치가 매우 혼란스럽고 조기 대통령 선거가 거의 불가피한 것처럼 보입니다. 북한 관영언론은 이 사실을 보도하면서 남한의 보수파 후보자들을 미친 듯이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엔사무총장 반기문이 미국 간첩이라는 웃기는 거짓말까지 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 언론의 히스테리적인 분위기가 남한 인민들에게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북한 어용기자들의 히스테리적인 행동은 사실상 어느 정도 남한 보수파를 도와주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북조선이 남한 보수파가 실패하기를 바라고 진보파의 성공을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것은 너무도 확실한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북한 권력자들은 진보파 후보자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남한이 다시 2000년대 초처럼 대북지원 정책을 재개할 줄 알고 있습니다.

북한 권력층의 이러한 희망은 근거가 없진 않지만 대단히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한편으로 보면 진보파 후보자로 나올 것 같은 문재인 전 대표는 벌써 개성공단을 재개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상 이것은 북한측 입장에서 보면 좋은 소식입니다.

뿐만 아니라 진보파 행정부는 거의 확실히 북한과 경제협력을 많이 할 것입니다. 문제는 남북한 경제의 규모를 비교해 본다면 사실상 경제강대국인 남한은 경제가 거의 바닥에 머물고 있는 북조선과 평등한 협력을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협력이란 것은 상호이익 원칙에 따른 교류가 기본 정신입니다. 남북한의 경제협력은 협력으로 위장한 일방적인 대북지원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남한에서 진보세력이 이렇게 대북지원을 한다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바람직하게 생각되는 변화를 북한에 촉구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보기에는 올바른 분석입니다. 문제는 남한 유권자들 가운데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입니다. 사실상 북한과의 협력이라는 것이 협력으로 위장한 대북지원임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이러한 대북 원조가 '퍼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예를 들면 나는 얼마 전에 강연을 했을 때 개성공단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때 그 강연에 찾아온 남한사람 대부분은 이 주장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였습니다. 그들은 남한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무분별한 독재정권에 돈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남한의 평범한 인민들입니다.

저는 남한 진보파 정치인들처럼 이와 같은 의견이 잘못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보파가 당선된다면 그들은 남한 인민들의 이와 같은 감정을 무조건 무시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대북지원을 할 것 같지만, 인민들의 짜증과 불만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규모를 옛날만큼 크게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북한측은 진보파의 당선을 바람직하게 생각할 이유가 있지만 지나치게 큰 희망을 가지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