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공산당 간부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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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를 보면 재미있는 한 가지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이 특징은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된 다음에도 이들 국가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바로 공산당 출신이라는 사실입니다.

소련이 무너진 지 20년 되었습니다. 그래서 소련시대 공산당 간부로 지내던 사람의 대부분은 나이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그들의 영향력이 놀라울 정도로 큽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소련이 무너진 다음에 소련 연방국가가 15개의 독립국가로 분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이들 나라들 중 3개의 독립국가에서 최고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바로 1980년대 공화국 공산당 최고지도자를 지낸 사람들입니다. 지금 이러한 국가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입니다. 이것은 결코 놀라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련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 공산당간부들 만큼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 쉬운 사회 계층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교육도 받았고 행정경험도 있었고 능력도 있었습니다.

구소련과 동유럽에 살고 있는 많은 젊은 사람들은 공산당 간부출신들이 그대로 유지하는 권력과 특권을 보면 불만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다른 사람들을 경영할 줄 아는 사람만 성공적인 경영자나 간부가 될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 시대 간부들이 경제성장과 경제개발을 초래할 수 없었던 이유는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들은 인민들처럼 효율성이 낮은 시대착오적인 체제의 포로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체제가 무너진 다음에 그 사람들은 시장경제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기회주의자들 입니다. 또한 어떤 특정한 원칙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조건하에서 그들이 하는 활동은, 경제회복과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예를 들면 소련시대인 70~80년대 우리 러시아 경제성장률은 2~3%에 불과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7%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 사람의 생활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성장을 초래한 지도계층을 보면 절반이상 공산당 간부출신들입니다. 그 사람들을 싫어할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체제가 바뀐 다음에 그들이 참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