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 개혁 위한 시간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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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되었을 때부터 북한에서는 과거보다 많은 긍정적인 소식들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에 대한 단속과 감시를 전혀 완화하지 않았지만 경제 부분에서 괜찮은 정책을 실시함으로써 현재 주민의 생활은 많이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2015년에는 좋은 소식이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북한 정권의 경제 변화 속도가 많이 늦춰졌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로 가장 중요한 것은 2014년에 약속했던 5.30 조치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5.30 조치는 농업에서는 포전담당제를 더욱 강화할 뿐 아니라 공업에서 독립채산제를 의무화 시켜 지배인들과 경제 일꾼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해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는 마지막 순간에 포전담당제를 강화하지도 않았고, 공업에서도 시대착오적인 구소련식 경영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결정은 어차피 해야할 불가피하면서도 꼭 필요한 변화의 시기를 또 다시 연기시킴으로써 단지 시간 낭비를 초래하는 정책일 뿐입니다.

지금 북한에서 볼 수 있는 변화는 소련이 1960~70년대 실시했던 부분적인 경제개혁과 매우 비슷합니다. 당시 소련에서도 부분적인 독립채산제를 도입함으로써 위기에 빠진 국가 사회주의 경제를 되살려 볼 희망이 보였습니다. 그로부터 5~6년 후, 당시 소련이 이룬 경제개혁의 결과로 경제가 어느 정도 개선되었지만 그 후 소련은 다시 만성적인 경기침체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부분적인 변화보다 결정적인 개혁을 시작한 중국은 세계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고도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결국 1970년대 부자나라였던 소련에 비해 너무 가난한 나라였던 중국은 현재 러시아 경제 수준과 매우 근사한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은 포전담당제나 독립채산제와 같은 부분적인 조치로는 사회주의 경제의 기본적인 문제인 매우 낮은 효율성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분 조치로 얻은 성공은 장기간 유지될 수 없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 집권층은 사회주의 경제에 대한 착각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고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들의 이러한 희망과 기대는 하루아침에 실망과 분노로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사상적인 무장보다 경제와 물질적인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마당 세대는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북한 지도자들은 소련에서도 동유럽국가에서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던 부분적인 개혁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중국과 베트남의 성공적인 개혁으로부터 배워야만 합니다. 중국은 정치에서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독재 국가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경제부문에 시장 경제를 도입하였습니다.

결국 수십 년 전부터 부유했던 중국 간부들과 그의 자손들은 부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의 생활도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북한도 이처럼 해야 합니다. 요즘 들어 다시 늦춰진 개혁의 속도 변화가 다시 가속화 되지 않는다면 너무 심각한 후과가 따라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