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신년사를 보면, 남조선과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많습니다. 비판의 내용을 보면 박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보수파가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아무 근거가 없습니다. 사실상 지금 남한에서 통일을 열심히 지지하는 세력이 있다면 압도적으로 우익세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희망하는 통일은 역시 흡수통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남한과 북한이 가능한 한 빨리 통일해야 할 줄 아는 정치세력입니다. 우익세력을 제외하면 이렇게 생각하는 정치세력은 남한에서 사실상 남아있지 않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부터 주로 남한에서 살고 있는 러시아인이니까 당연히 한국을 방문한 외국사람들과 자주 만날 기회가 많습니다. 그들이 남한 생활에 대해서 제일 놀랍게 생각하는 것은 남한 주민 대부분은 북한에 대해서 아무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남한에서도 유치원 때부터 사람들은 통일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어용언론의 주장과 달리 통일의 필요성을 진보파보다 보수파가 더 시끄럽게 주장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진보파라고 해도 통일을 반대하는 소리가 없습니다.
문제는 세월이 갈수록 통일의 필요성을 믿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남한사람들은, 특히 남한 젊은 사람 대부분은 남북통일이 민족의 위업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경제재앙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심각합니다. 그들에게 통일이란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초래한 통일비용과 경제, 정치, 사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 뿐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남북한 소득 격차 때문입니다. 이 격차는 진짜 전례 없이 심합니다. 최근 연구를 보면 북한의 1인당 소득은 매년 1000 달러이지만, 남한의 1인당 소득은 매년 2만 7천 달러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남한이 북한보다 물질적으로 매우 잘 사는 나라입니다. 그 때문에 남한 사람들은 특히 남한 학생, 청년들은 통일이 온다면 북한 경제 복구로 엄청난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담 때문에 그들은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돈을 잘 벌 수 없고, 발전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청취자 일부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소득이나 물질적인 성공을 이만큼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나 이유가 있냐고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민족단결이면 같은 민족에 속한 사람들이 고생과 부담을 평등하게 나누고 같이 고생하는 정신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남북한이 분단된지 70년이 되었기 때문에 남한에서 북한을 같은 민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물론 유치원이나 학교, 대학교까지 받은 교육 때문에 이러한 주장을 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이러한 느낌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이산 가족 사람들이라고 해도 북한에 남은 친족들이나 가족들이 5,6,7촌이니까 친족감, 가족감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북한이 그냥 어떤 어느 아프리카나 동남아 국가처럼 잘 못사는 외국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교육과 정치상황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통일을 반대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통일이 늦을수록 좋다고 주장하고는 합니다. 세월이 갈수록 통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한사람들이 특히 20대, 30대 가운데서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박근혜 시대의 보수파는 흡수통일이라도 통일을 하루 빨리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