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의 말과 행동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남과 일본 언론 기자가 7 년 동안 주고받은 이메일, 즉 전자 편지를 정리한 책이 곧 일본에서 나올 예정인데 이 책의 일부 내용이 남한 언론에 먼저 보도됐습니다.
그러나 보도 내용을 보면 북한 언론의 주장과 모순되는 점이 많습니다. 북한 미래에 대한 김정남의 생각을 짧게 정리하면 "북한은 개방 안하면 무너지고 개방하면 정권이 붕괴된다" 입니다. 그다지 놀라운 말은 아닙니다. 김정남은 지난 몇 년 동안 외국 기자와 만난 적도 있고 북한 체제에 대해서 간접적인 비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해 1월, 김정남은 일본 도쿄 신문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개혁, 개방을 한다면 주민들의 생활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이 개혁과 개방을 하지 않는 이유가 체제 붕괴에 대한 공포 때문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김정남은 10년 전부터 북한을 떠나서 주로 중국과 마카오에 살고 있습니다. 그는 북한 가족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신은 북한 정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그는 마카오에서 부유한 일반 사업가처럼 살고 있습니다. 김정남의 말과 행동은 자신과 북한 세습 체제를 분리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김정남과 그 가족뿐일 것 입니다. 그러나 김정남은 세습독재국가인 북한이 장기적으로 미래가 없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깨달은 듯 합니다. 외국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국제 사회의 분위기를 잘 알고 또 북한 내부 상황에도 밝기 때문에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는 조만간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국가의 독재자가 되는 것을 거부했을 수 있습니다. 또 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민중을 진압, 단속하는 것을 싫어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외국으로 가서 개인 생활을 즐기는 것이 가장 합리주의적이며 도덕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지배계층이 영원히 세습독재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북한 세습독재자가 된 김정은뿐만 아니라 그 측근들도 심각한 위협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김정남은 주민 단속과 양민학살, 인권침해 등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면할 수 있습니다.
김정남은 중국 사업가의 생활이 북한 절대 독재자의 생활보다 더 좋다는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릅니다. 북한 주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비겁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선택은 그 자신을 위해서는 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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