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핵 포기해야 해외투자 유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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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편 생각해보면 4차 핵실험이 초래한 부작용은 그리 심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1월 말이나 2월 초에 유엔 안보리는 보다 강화된 추가적인 제재를 결의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그러나 지금 중국과 러시아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번에 결정된 추가적인 제재는 그다지 엄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상 현재의 제재안이 유지되는 선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더욱 국제사회와의 교류, 그러니까 외교적 노력을 기피했다고 생각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기적인 전망만을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북한 핵 개발은 북한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물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북한이 핵을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해외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거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등장 이후 최근 북한의 경제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난 시기 북한의 경제성장을 초래한 것은 제조업이 발전해서라기보다는 지하자원과 수산물의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인 덕분이었습니다.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의 가격이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자원 수출만으로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세계 역사의 경험에서 잘 알 수 있듯이 경제발전의 유일한 길은 제조업의 발전뿐입니다. 그러나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북한의 공업은 거의 마비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 통신, 철로 등의 열악한 상황 때문입니다.

북한은 수십 년 동안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뒷받침 되어야 할 교통, 수송, 전기 생산 능력을 무시해왔습니다. 지금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될 것들이 이런 부분들을 발전시키는 일입니다. 그러나 교통이나 통신기술의 발전은 하루아침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며 오랜 시간과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합니다.

중국은 시속 200km가 넘는 고속 열차의 발달로 어떠한 큰 도시도 빠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남한 고속열차의 시속은 현재 300km입니다. 북한도 이러한 고속 철도를 만들 수 있고 대형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지만 막대한 자본과 첨단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나 관영언론의 주장과 달리 북한은 현재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본도 기술도 없습니다. 사실상 북한보다 훨씬 잘 살게 된 중국이나 남한도 경제발전 초창기에는 이러한 첨단 기술을 비롯한 필요한 기술과 자본을 해외로부터 유치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도 해외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야 경제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을 마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하고 무력 위협을 서슴지 않는 북한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나설 국가나 회사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 회사들이 북한에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북한은 외국 투자에 대해서 보장하지 않고 외국 회사와의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나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북한의 핵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세계 어디에나 대규모 투자를 개인들이 할 수 있지만 일단 정부의 허락 없이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 정부들은 핵을 개발함으로써 핵무기 비확산 체제를 위협하고 있는 나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약속을 잘 이행하지 않는 나라인 북한에는 더욱 투자를 꺼릴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이라는 나라가 안고 있는 극복할 수 없는 모순처럼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경제발전을 위해 해외의 투자유치가 절실한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해외투자 유치 없이는 북한의 경제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