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구소련 출신인 러시아 사람입니다. 1980년대 말이나 1990년대 초 제 개인 경험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시에 배운 교훈은 지금까지 매우 강력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런 교훈들 가운데 북한사람들 입장에서도 가치가 있는 교훈이 없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소련 체제 붕괴 이후에도 가치가 남아있는 물건에 관한 것입니다.
1970-1980년대 소련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북한사람들이 보기에 매우 높았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소련에는 장사행위가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돈이 조금 생기면 소련 사람들은 장사를 위해서 밑천으로 쓸 생각마저 없었고 이런저런 방법으로 저축하려 노력하였습니다.
방법은 매우 다양했습니다. 일부는 그냥 국가 은행에 맡겼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당시에 인기있는 상품들을 많이 샀습니다. 비싼 가전 제품, 가구, 그릇, 옷까지 산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들의 논리는 당장 사용할 일은 없지만 나중에 어렵게 된다면 다시 팔고 별 문제 없이 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희망입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희망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1990년대 초 들어와 그들이 은행에 맡긴 돈은 하루 아침에 휴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85년 당시에 승용차를 살 수 있었던 돈으로 1995년에는 버스를 두세번 정도 탈 수 있을 정도 밖에 안 되었습니다. 물건을 사 놓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도 실망이 컸습니다. 소련 시대 가전제품이나 가구는 매우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1990년대 들어와 좋은 가구나 가전제품이 구소련에서 팔리기 시작하자 그 물건들은 아무 가치가 없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가치를 유지한 것은 2개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부동산입니다. 다른 하나는 교육입니다. 이것은 당시에 배운 매우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련 시대 집 매매는 불법이었지만 사실상 1960년대부터 주택 매매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집을 산 사람들은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진 다음에도 이 집에서 살았을 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매우 비싸게 팔 수도 있었고 임대를 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지금 모스크바에서 1960년대에는 보통 집으로 생각했던 주택들의 가격은 20-30만 달러 정도입니다. 지금 러시아는 구소련보다 아주 잘 살고 있지만, 이것은 지금도 거액입니다.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집의 가격은 지금 구 소련시대보다 러시아에서 몇 배나 높습니다.
두 번째 중요한 것은 교육입니다. 북한 언론은 소련 붕괴에 대해서 선전할 때 소련 기술자나 학자들이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어 버렸다고 보도하였습니다. 물론 그런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새로운 체제에서 많이 성공하였습니다. 사실상 소련 공산주의가 무너진 다음에 구소련에서 이익을 제일 많이 얻은 사회 계층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첫째로 공산당 간부와 보위원, 그리고 소련 군대 군관들입니다. 그들은 하루 아침에 부자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둘째로는 젊은 지식인들입니다. 그들은 몇 년 어려운 과도기의 고생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시장 경제에서도 매우 잘 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것을 보고 배운 교훈이 무엇일까요? 부동산을 구매할 능력이 있으면 좋다는 것이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녀들을 잘 교육시키는 것입니다. 세상이 바뀔 수도 있고 또 다시 바뀔 수도 있지만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별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에게도 중요한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