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부정부패와 비리가 매우 많은 나라가 되었습니다. 사실상 뇌물 공화국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세습정권이니까 뇌물 왕국이라고 해야 더 정확한 말입니다. 김일성시대 거의 없었던 부정부패가 매우 심각합니다.
북한에서 지금 비리가 많은 이유는 사회의 심한 변화입니다. 김일성시대 간부들이 뇌물을 받지 않았던 기본 이유는 돈이 힘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일성시대에 돈이 있다고 해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것은 국가가 배급이나 공급으로 주었습니다.
그 때문에 김일성시대 간부들은 뇌물을 받는다면 동시에 두 개의 실수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간부가 이렇게 얻은 돈을 마음대로 못 썼을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뇌물 받은 것이 밝혀진다면 간부의 출세는 무너지고 그는 국가에서 공급이나 배급으로 아무것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1990년대부터 북한에서 장마당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돈만 있으면 고양이뿔 말고는 모든 것을 다 살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돈의 힘이 커졌습니다. 동시에 북한이라는 나라는 규칙을 잘 지키고 김씨일가 정권이 시키는대로 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사실상 고급 간부라도 배급도, 공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장마당에서 장사로 돈을 잘 버는 돈주들의 모습을 본 북한 간부들은 뇌물을 요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얻은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김정일시대의 시작은 뇌물시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북한의 경우 부정부패라는 것을 무조건 나쁜 현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본 이유는 북한 정권은 자발적인 시장화를 묵인하면서도 북한에서 사회주의가 사실상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북한 정권은 김일성 시대의 사회주의 법과 규칙을 폐지하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북한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빨리 자라난 시장경제, 즉 장마당경제는 현재에도 분명한 불법행위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상 1990년대 말부터 북한 사람 대부분은 매일 몇 번씩 불법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간부들의 입장에서 이것은 매우 좋은 소식입니다. 불법행위에 눈을 감아준다면 뇌물을 쉽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말한 바와 같이 부정부패도 긍정적인 측면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북한 간부들이 뇌물을 받지 않고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는 시대착오적인 법칙을 지킬 것을 강요했더라면 북한 경제가 무너지고 북한주민은 다시 한번 기근에 희생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북한 사람들은 지금 물건이 필요할 때 장마당에서 사고 돈을 벌 때도 기회가 있으면 사실상 개인이 경영하는 기업소에서 일자리를 구합니다. 하지만 북한 법에 따르면 이러한 기업소가 있을 수도 없고, 장마당 장사의 대부분도 사회주의 법칙을 위반하는 불법행위일 뿐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간부들이 부정부패하지 않고, 장마당이나 개인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 김일성시대 법칙을 잘 지켰더라면 북한이라는 나라가 생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말하면 북한의 부정부패가 어려운 사회문제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북한에서는 간부이면 뇌물을 받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하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사회가 많이 변화한다 해도 그들의 의견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부정부패가 북한 간부들의 기본 속성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