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은 경제특구에 대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에서 경제특구로 지정한 크고 작은 지역은 스무 곳 이상이지만, 그들 가운데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은 특구는 세 곳밖에 없습니다. 이곳은 바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지역 및 라선경제특구입니다.
지난 1~2년 동안 북한 정부가 새로운 경제특구를 많이 개설했다는 것은 북한 지도부가 외부로부터의 투자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이것은 올바른 정책입니다. 우리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경험을 보며 외국의 투자 유치가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특구는 문제가 많습니다. 북한 정부는 외국의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특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외국 자본을 유치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 방법을 잘 모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특구는 유명무실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경제특구는 문제가 워낙 많아 오늘 방송에서 모두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경제특구엔 세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북한 정부는 외국투자자들에게 북한의 매력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둘째, 그들은 사회기반시설의 개발을 투자자들이 아닌 북한정부가 직접 해야한다는 것을 모릅니다. 셋째, 그들은 이윤창출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외국 투자자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 북한의 인기와 평판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있습니다.
첫 번째 문제부터 살펴봅시다. 북한의 고급 간부들은 북한이라는 나라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많은 나라인 줄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북한이 지하자원도 많고 싼 가격으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노동자들 또한 많기 때문에 정부가 허락만 한다면 외국 자본이 물밀 듯 밀려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위험한 착각입니다. 외국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이라는 나라는 매력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북한에 지하자원이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보다 지하자원이 훨씬 풍부한 나라들은 많습니다. 동남아, 남미, 중동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이러한 나라들이 수십여 개나 됩니다. 객관적으로 말해 북한의 지하자원에 대해 관심이 있는 나라는 이웃 국가밖에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대기업들은 북한에서 광물을 얻는 것보다 남미나 남태평양에서 질 좋고 값싼 지하자원을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노동력 또한 비슷한 상황입니다. 너무나도 어렵게 사는 북한에서 노동자들이 밑바닥 생활을 간신히 면할 수 있는 금액의 돈만 받아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북한에서 필요한 생활비는 중국이나 베트남보다 세네 배, 혹은 다섯 배 정도 적습니다. 하지만 외국투자자들은 노동력과 생산을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투자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북한의 노동자들이 하는 일을 경영, 관리, 지도하는 간부들을 자유롭게 보낼 수도 없고, 아무 때나 공장의 부속품 및 시설을 바꿀 수도 없다면 대북투자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북한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증명하고 있는 유감스러운 현실입니다. 그들은 일을 잘 하는 사람을 골라서 고용할 수도 없고 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주는 권한마저 가질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을 해고시킬 수도 없습니다.
북한에 진출해서 공장을 경영하는 외국인 사업가들의 대부분은 북한당국의 감시와 제한이 너무 많고 생활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생산조건 또한 열악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중국이나 베트남에서는 외국인 간부들의 출입국 문제가 없고 국내에서도 아무 곳이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이러한 일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북한 경제특구와 투자에 따른 문제점들은 다음 칼럼에서 또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