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결의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앞으로의 제재 결과를 예상하는 기준은 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대북 제재는 겉으로 보면 큰 영향이 없습니다.
북한은 모든 경제 통계를 국가 비밀로 여기는 나라이지만 지난 20년 동안 북한 경제 상황을 잘 보여주는 두 가지 지표가 있는데 바로 장마당 쌀 가격 그리고 외화 환율입니다.
이 두 개의 지표가 최근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북한 내화와 미국 달러의 비율은 여전히 8,000원 내지 8,200원 정도로 유지되고 있고 쌀 가격도, 강냉이 가격도 별로 변화가 없습니다.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디젤유뿐입니다.
이와 같은 가격 안정세는 북한이 아직 제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역사상 전례없이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대북 제재가 과연 진짜 효과가 없을까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로 두 달은 별로 긴 시간이 아닙니다. 북한은 중국을 비롯한 외부 세계와 무역 상황이 많이 어려워져도 5~6개월 뒤에나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또 북한은 어느 정도의 외화와 쌀, 물적 자원을 비축해 놓았을 겁니다. 이 비축분은 이번 제7차 당대회로 국내 안정을 위해 어느 정도 방출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이유는 북한의 무역 구조가 많이 변했기 때문에 석탄이나 철광석의 의존도가 예전처럼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런 변화는 석탄 가격의 폭락이라는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지난 4~5년 동안 세계 석탄 가격이 3분의 1로 급락했기 때문에 북한은 석탄 수출 비중을 어쩔 수 없이 낮춰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무역 일꾼들은 석탄 이외에 다른 수출 품목을 찾아야 했습니다.
석탄의 대체품으로 찾은 것이 노동자 해외 파견, 중국에서 주문을 받아 경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었습니다. 여기에다 수산물의 수출은 여전히 비중이 높습니다. 수산물, 해외 파견 노동자 모두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북 제재에 대해서 지나친 낙관주의는 위험합니다. 제4차 핵실험 때문에 북한은 전례가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제일 위험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통일된 전선을 만드는 것인데 이번 핵실험으로 그 위협이 현실이 됐습니다.
북한의 경제 상황은 올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나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부분은 탄광과 광산일 것으로 보이고 수산업은 비중이 늘어날 것입니다. 반면에 경공업은 대북 제재로 인해 얻을 것이 많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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