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도에 의하면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을 방문했고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김계관은 한 달 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북한의 두 번째 주요 인물입니다. 지난 5월에 중국을 방문한 최용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북경에서 아주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용해 차수는 북한이 6자회담도 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최용해와 김계관의 중국방문을 보면 아주 비슷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 측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북한이 한반도에서 긴장완화를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난 4월에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남한과 미국을 위협했던 북한 측의 목소리가 왜 갑작스럽게 바뀌었을까?
이유는 적어도 2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3월과 4월에 북한 측이 터무니없는 위협을 가했을 때도 그들의 속마음은 국제사회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이 실시해온 정책을 보면 북한이 외부로부터 물자지원이나 정치적인 양보가 필요할 때마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희망하는 것은 위기의 고조로 인해 상대편이 심한 정치적 압력을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보다 더 많은 양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 이유가 더 중요합니다. 그것은 지난 1년 동안 많이 바뀐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입니다. 김계관 제1부상도 최용해 차수도 이처럼 온건한 태도를 북경에서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중국에 보내는 유화 메시지라고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얘기하자면 중국이 남북분단 상태의 고착을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북한이라는 국가를 중국안보의 완충지대로 유지하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입장에서 보면 동북아 안전문제는 남북분단 유지를 비롯한 다른 과제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의 군사 모험주의와 협박 정책으로 말미암아 동북아에서 긴장이 많이 고조된다면 중국정부는 짜증이 많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최근에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입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중국이 공개적으로, 또는 비공개적으로 북한의 협박정치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할 뿐만 아니라 김정은 정권에 경고를 많이 보냈습니다. 물론, 대중국 무역이 전체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에서 이러한 경고를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남한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이 얼마 남지 않은 현실에서 북한 정치가들의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남한과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도 현재 비핵화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북한은 큰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북한이 주변 나라들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의사를 표시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서 주요 인물들을 북경으로 보내곤 합니다.
물론 현 단계에서 북한의 대화공세가 성공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김계관 제1부상이나 최용해 총정치국장의 주장과는 무관하게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과연 있는 것인지 근본적으로 의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