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부터 북한에서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많이 증가했습니다. 당시 북한에서는 러시아와의 무역규모를 확대하고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엄밀히 말해 이러한 희망은 러시아보다 북한 쪽에서 훨씬 많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작년 말부터 북한 언론은 러시아와의 경제교류에 대해서 별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나라의 경제통계를 알 수 없지만 외국인들은 잘 압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역량은 2015년에 증가하기는커녕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한다면 아주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종종 화제가 되고 있는 철도건설 사업입니다. 이 철도는 북한을 통과하여 러시아의 철도망과 남한 철도망을 연결하는 대규모 철도연결 사업입니다.
겉으로 보면 아주 유익한 사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남한은 세계적으로 경제규모가 큰 나라들 중의 하나이니까 멀고 먼 유럽으로 수출을 많이 합니다. 지금은 수출을 하면 물건은 부산에서 인도양과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여 유럽으로 수송됩니다. 시베리아를 통과하는 철도보다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법입니다.
그 때문에 남한과 러시아가 북한을 경유하여 철도연결이 이루어진다면 러시아도, 남한도 유익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익이 제일 클 것입니다. 북한은 물건들이 북한지역을 통과할 때 관세를 받을 수도 있고, 통행세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유익하게 보이는 사업에 러시아 철도공사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러시아 철도공사는 공식적으로 관심이 있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상 지난 20년동안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철도 건설에는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러시아는 이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서 60억 달러 정도의 엄청난 돈을 투자해야 합니다. 60억 달러는 북한의 매년 무역량의 4분의 3 정도입니다. 이것은 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반도 상황이 너무 위험합니다. 러시아 철도공사가 우려하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된다면 철도건설이 갑자기 마비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그 사업에 투자한 돈은 하루아침에 버려진 돈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측은 철도를 건설할 때 다양한 조건들을 내놓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서 나오는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볼 수 없어야 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 측은 철도가 평양이나 개성 대신에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는 동해안을 따라 부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사업비는 더욱 비싸질 것입니다.
물론 북핵 문제도 철도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러시아 철도공사의 입장에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는 어려운 국제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제재 대상인 나라에서 사업을 하는 제3국의 회사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국제법을 위반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결국은 러시아 철도공사가 사업자체는 유익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해도 현 상황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이것은 철도공사의 입장일 뿐만 아니라 러시아 측 회사들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한반도의 정치 상황과 북한의 불확실성 때문에 말로만 북한과의 협력을 운운할 뿐 사실상 아무것도 시작할 생각도 의지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