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중 관계와 교역량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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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북한의 무역 관계에 대한 2014년도 통계가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통계를 발표하지 않은 지 55년이 지났습니다만 이와 같은 북한의 국가 기밀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무역은 양국이 모두 참가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북한과 무역을 하는 나라들은 국제 통계 기관에 무역 상황을 보고하고 있기에 중국이나 러시아를 비롯한 기타 국가들의 보고서를 보면 북한 무역에 대해 거의 모든 것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14년 통계자료를 보면 눈에 띄는 특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한 가지는 작년 초부터 러∙북 경제관계 개선에 대한 여러 보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그전부터도 이미 미미했던 러시아와의 무역량은 더욱 하락하였다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의 대러시아 무역규모는 대중국 무역규모에 비해 무려 70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구조를 감안한다면 그들이 서로 수출하고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수산물이나 광물을 비롯해 북한이 수출할 수 있는 상품은 대부분 러시아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반대로 북한은 외화가 모자라 러시아 상품을 수입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러시아 정부가 전략적인 이유로 북한을 후원하기로 결정한다면 북한과의 교역은 활발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통계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지난 2년 동안 중국과 북한의 정치적 관계는 90년대 초 이후 볼 수 없었던 위기 상태에 있습니다. 중국 측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장성택 처형에 대해 너무나도 불만이 컸기에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중 무역량은 2013년 65억 달러에서 2014년 69억 달러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이것 또한 당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은 고도경제성장을 이루고 있기에 북한에서 값싸게 수출되는 광물자원을 너무나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무산의 철광석이든, 아오지의 석탄이든 중국에서는 잘 팔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수산물 또한 해산물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은 돈으로 부지런하게 일하는 북한의 파견 노동자들은 중국 측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중 무역 통계를 보면 한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역을 비롯한 경제는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전략적 계획에 따라 러시아와 북한은 호상협력과 무역을 개발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얻을 수 있는 성과는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중국과 북한은 요즘 관계가 긴장상태에 있습니다. 양국은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과 북한의 무역이 많이 감소할 것이라 예언하곤 합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필요성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경제적인 필요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경제에 따라 올바른 정치와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정치와 정책만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