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은 한국 역사에서 비극적인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날은 바로 한국역사에서 제일 희생자가 많았던 전쟁이 사실상 끝난 날짜입니다. 북한은 전쟁이 끝난 것을 승리라고 말합니다. 북한 선전 일꾼들의 주장은 북한이 1950년 여름에 미제와 남조선의 침략을 받았고 단호히 대응했으며, 결국 1953년에 북한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미국 제국주의자들이 자신의 패전을 인정한 날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거짓말은 북한정권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1980년 여름 레닌그라드 국립대학교에 입학했을 때까지도 한국 역사를 잘 몰랐습니다. 당시에 소련 고등학교 교육은 한국전쟁이 미국의 침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소련의 젊은이였고 처음부터 한국전쟁의 원인에 대한 의심이 없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침략을 시작한 나라가 3일만에 자기 수도를 함락당했을까요? 세계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입학할 때 한국 역사 교수에게 이렇게 질문하자 교수는 그저 웃었습니다. 교수는 일반사람들은 그렇게 알고 믿어야 하는 것이지만 전문가가 될 젊은 학생으로서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 진실은 물론 침략을 시작한 것은 남한과 미국이 아니라 소련의 허락을 받은 북한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교수는 북한의 남침을 침략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1950년에 우리의 교수는 20세 정도의 젊은 통역원일 뿐이었지만, 남침을 창피한 일이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에게는 당시 북한이 남한을 공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통일과 남조선 혁명을 위해서 꼭 해야 하는 일에 불과했습니다. 이것은 우리 교수뿐만 아니라 1940년대 말 남침 결정을 내린 사람들의 논리입니다. 그들은 공산주의 세력은 전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하며 기회가 있으면 자본주의 세력을 먼저 공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1990년대 들어와 소련의 극비자료가 많이 공개되었고 한국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이 자세하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김일성은 1948년부터 남한 해방을 위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도록 소련이 허락해줄 것을 계속 요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과 관련된 자료는 수천 페이지 정도 발간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소련 외무부의 차관급 직책인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교 총장은 바로 남한에 대한 공격을 자세하게 연구하는 책까지 발간했습니다.
중국은 아직 자료가 완전히 공개화되지 않았지만, 상해에서 중국 외교부 출신 교수 몇 명이 비공식적으로 북한의 남침준비를 보여주는 자료를 연이어 발간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을 제외하고는 한국전쟁이 북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제가 1980년 겨울에 소련의 젊은 대학생으로서 배운 비밀은 지금은 상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북한 선전 일꾼들은 남침을 혁명을 위해 필요한 전쟁이었다는 논리로 남침을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아직도 남침사실을 인정하는 것을 결사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과 남조선의 침략이라는 억지주장과 거짓말을 고장 난 축음기처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남침을 인정하게 되면 무력통일을 시도한 김일성은 패전자입니다. 반대로 북침이어야만 김일성은 나라와 국토를 지켜낸 승리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북한이 지금까지 이러한 거짓말을 계속 주장하는 유일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