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미대화, 북 비핵화 도움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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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북한의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의 초청으로 뉴욕을 방문한 것은 북핵 문제에 대한 회담 재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입니다. 몇 년 동안 계속됐던 동북아 긴장상태는 이번 회담으로 인해 어느 정도 완화되리라 기대합니다. 반대로 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회담이 진행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담이 초래하는 결과를 생각해보면 낙관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이번 핵문제에 관한 회담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개 회담의 목적은 양측이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측과 미국 측의 기대와 희망이 상반되기 때문에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점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회담의 경우 양측의 기대는 무엇일까요? 미국 측이 바라는 것은 당연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입니다. 남한과 미국이 북한과 회담하면서 양보했던 이유는 비핵화라는 목적을 하루 빨리 이루기 위한 정책이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북한 지도층은 핵무기가 없다면 체제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2009년 2차 핵실험 이후 남한과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남한도, 미국도 옛날처럼 북한에 많은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논리는 북한지원 여부에 상관없이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번 회담에 남한과 미국은 북한에 일정한 양보와 지원을 할 수는 있지만 규모는 제 2차 핵실험 이전보다 미미할 것입니다. 회담을 시작하면 북한 측은 당연히 남한과 미국이 북한에 식량지원과 경제후원 등을 제공할 것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워싱턴과 서울의 정치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북한에 지원을 하는 것은 자원 낭비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회담을 시작하고 몇 개월 안에 북한 측은 이전처럼 양보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이 회담을 그만두고 다시 한 번 무장도발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