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중요한 특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북한의 비핵화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과 남한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북한 정부의 입장에서 핵무기 개발만큼 체제유지에 기여하는 정책이 없습니다. 첫째로 핵무기는 외압의 억제수단입니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 정권은 외부 공습에 대한 염려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로 핵무기는 힘센 외교정책 수단, 더 솔직하게 말하면 국제 협박 수단입니다. 북한 정권은 경제를 살리지 못하므로 외부에서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에 핵무기가 없었더라면 김정일 독재정권이 통치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몰랐을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자원은 주로 핵무기를 빌미로 국제사회로부터 얻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 정부의 희망은 비핵화보다 핵무기 보유한도를 정하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생산되었던 핵무기는 7~8개 정도로 추산됩니다. 북한정권의 입장에서 이들 무기는 억제수단이나 외교협박수단으로 충분합니다. 핵무기의 개수가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통제능력과 협박능력이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 정부는 국제사회와 핵무기 제한 조약을 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조약의 조건은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을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에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 다양한 정치적 양보를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외부에서 적지 않은 지원을 무료로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앞으로 이런 조약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이러한 북한의 희망은 부질없어 보입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과의 핵무기제한조약을 체결하는 것에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선전의 주장과는 달리 현 단계에서 북한은 미국을 공습할 능력이 완전히 없습니다.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공습이 아니라 북한이 초래한 위험한 전례입니다.
북한 정권은 핵확산방지조약을 파렴치하게 위반했습니다. 북한이 핵 보유국가가 된다면 나중에 다른 많은 국가들도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의 핵무기 한도에 대한 희망은 착각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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