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의 경제발전과 해외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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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북한의 대외정책을 살펴보면, 북한은 외국과 회담을 하거나 접촉을 발전시킬 의지가 별로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남북 관계는 사실상 마비된 상태입니다. 북한 언론이 남한 최고 지도자 박근혜 대통령에게까지 전례가 없는 험담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북한은 적어도 남한에서 다음 선거가 있을 때까지는 남한과의 관계를 정상화 할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사실상 북한이라는 나라를 거의 무시하고 있는데도 북한은 모든 구실을 동원해 미국에 대해 공격할 뿐만 아니라 미국과 회담할 필요가 없다고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태도도 이와 비슷합니다. 중국은 북한과의 무역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중요한 나라이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과의 관계는 전례가 없는 위기에 빠진 상태입니다. 사실상 북한과 중국의 고위급 교류는 거의 마비되었습니다.

물론, 북한은 요즘에 러시아에 대한 기대가 많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발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러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북한 측의 착각이라는 겁니다. 평양의 결정권자들은 러시아가 옛날의 소련처럼 북한을 후원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러시아와의 관계개선 노력을 제외하면 북한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외국과의 관계를 무시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고립정책은 외부의 상황변화 때문에 생겼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북한이 의식적으로 외국과의 관계를 무시하려는 정치적 판단에 의해서 초래되었습니다.

북한은 왜 이처럼 미국이나 남한 그리고 중국과 같은 나라들을 무시하게 되었을까요? 기본적인 이유는 북한의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에 비추어 말하자면, 북한외교의 기본적인 목적은 해외에서 조건이 없는 지원을 얻어내자는 것이었습니다. 1960~1970년대 북한은 당시의 소련과 중국의 다툼을 이용하여, 양측에서 많은 지원을 받아냈습니다. 1990년대 북한이 경제난에 빠졌을 때부터, 북한 외교관들은 미국, 중국, 남한 등의 국가에서 식량 지원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실상 북한이 해외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없었더라면 고난의 행군 때 훨씬 더 많은 주민들이 굶어 죽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3~4년 동안 북한 경제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와 같은 개선을 초래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포전담당제를 중심으로 한 농업발전 정책 및 장마당에 대한 단속의 완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그 때문에 북한 경제가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인민의 생활수준도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해외의 지원이 옛날만큼 절실히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해외 지원이 없어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옛날보다 외교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지 않으며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받기를 희망하고 있긴 하지만, 옛날처럼 해외 지원을 생존의 문제로 여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북한 지도부의 착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건이 좋은 해외투자 유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지원을 얻기 위해서 북한은 더욱 적극적인 외교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잠깐은 해외로 부터의 협력과 지원을 무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립 정책을 지속한다면 북한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