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나오는 최신보도를 보면, 북한당국자들은 주민들이 남한 영화와 연속극을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 선전 일꾼들은 남한 영화를 보면 좋지 않은 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고 가치관이 왜곡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남한의 영상작품 때문에 북한사람들이 적들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적들에 대한 환상이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북한주민들은 영화나 연속극을 통해서 남한사람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볼 수 있고, 남한생활이 북한보다 너무 편리하고 풍요롭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환상이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남한은 잘 사는 나라중의 하나이며 북한은 아주 못사는 나라에 속해 있으니 그들의 주민 생활수준 격차는 하늘과 땅 만큼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집권 세력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평범한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선전 일꾼들은 이것이 사실이 아니며 꿈이라고 주장하고는 합니다.
남한생활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왜 위험할까요. 사실상 중국 사람들이 일본이나 미국이 중국보다 훨씬 더 잘 사는 나라임을 알고 있지만 그 때문에 중국공산당에 대해 별로 불만을 느끼지 않습니다. 중국은 개혁과 개방 정책을 택했습니다. 개혁개방이라는 것은 중국주민들이 돈만 있으면 해외로 갈 수 있고 외국방송을 마음대로 듣고 외국 책을 마음대로 읽을 수 있다는 정책입니다. 그럼에도 중국 정치에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분단국가입니다. 1940년대 말 남북분단 때 북한에서 권력을 장악한 김일성의 노동당은 보다 더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할 방법을 안다고 주장했습니다. 분단 때 북한은 공장도 많고 수력발전소도 많은 잘 사는 지역이었지만 남한은 너무 낙후되고 살기 어려운 농업 지역이었습니다.
분단 이후 60년이 지났습니다. 잘 못살던 남한은 부자 나라가 되었고 비교적 잘 살던 북한은 거지 국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요. 같은 민족이 사는 2개의 국가가 이 만큼 서로 다른 모습을 갖게 된 이유는 분명히 각각의 정권이 실시한 정책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경우 북한이 잘 못사는 것은 북한 정권의 정책에 극심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물론 잘못된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있습니다. 중국도 1970년대 말까지 김일성시대 북한과 매우 유사한 정책을 실시했지만, 잘못된 정책노선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 개혁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쉽지 않습니다. 북한은 분단국가일뿐만 아니라 세습정권이 지배하는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나라를 통치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수십 년 전부터 나라를 통치했던 사람들의 후손들입니다. 그들이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잘못된 정책을 인정한다면 권력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권력 계층은 개혁에 거부반응을 느끼는 동시에 북한사람들이 해외의 주민생활에 대해 배울 수 없도록 정보를 차단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주민들의 해외생활에 대한 지식은 치명적인 화약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