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김정은,정상회담 하는법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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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3박 4일의 북한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희호 여사의 이번 북한방문은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초대로 인한 방문이었지만 많은 전문가들의 생각과 달리 김정은 제1위원장과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이것은 매우 의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한국에서 저명한 인물이므로 북한을 방문했을 경우 북한 최고 지도자와 만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을 방문한 고위급 외교 귀빈들과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2012년 몽골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였습니다. 몽골은 그리 큰 나라는 아니지만 북한 경제, 외교 상황을 감안하면 중요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당시 김정일 사망 이후에, 몽골 대통령은 북한을 제일 처음에 방문한 외국의 국가원수였습니다. 외교 전통과 예절을 감안한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몽골 대통령을 만나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몽골 대통령을 무시하였습니다.

그 후에도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와 비슷한 모습을 여러 번 볼 수 있었습니다. 3년 반 동안 북한을 통치해 온 김정은 제1위원장은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고 외국에서 온 다른 국가의 최고 지도자들과 만남을 가졌던 적도 없습니다.

화제가 되었던 사건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지난 5월 초순에 있었습니다. 당시에 러시아 정부는 제2차 대전 전승 기념식에 참석하도록 김정은 제1위원장을 초청하였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은 모스크바 방문이 가능하다고 암시했지만, 끝내 김정은 제1위원장은 모스크바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 중국 정부는 북경에서 제2차 대전 승리 기념식을 하게 되어 참전 국가였던 북한의 지도자들에게 초대장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세계 전문가들뿐 만 아니라 중국 전문가 대부분도 김정은이 중국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하였습니다. 물론 중국 정부는 국제 예절 때문에 초대장을 보낼 수밖에 없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합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무엇 때문에 정상회담으로 불리는 고위급 외교 접촉을 기피하는지 그 직접적인 이유를 우리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는 국가 수반급이 아닌 외국인들과 만난 적은 있습니다. 외국인들과의 만남이 많았을 때도 아무 이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와 만남을 가졌던 외국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가설적으로 말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기피하는 이유는 그의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세계 지도자 대부분의 나이는 60~70세 정도이므로, 나이가 젊은 북한 지도자에게는 다른 나라의 정상들과 의사소통 하는 일이 쉽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이와 같은 국가 지도자들 간의 만남을 기피하는 행동을 오랫동안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북한도 외교를 해야 하며 외교에 있어서 정상회담은 아주 중요한 외교수단 중의 하나입니다. 정상회담 없이는 성공적인 외교를 이룰 수가 없습니다. 그 때문에 김정은 제1위원장도 조만간 정상회담을 하는 방법과 회담의 의미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이러한 배움의 시작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