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사회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일까? 중국을 자본주의 나라로 묘사하는 것이 더 명확할까, 아니면 사회주의 나라로 보는 것이 옳은 것인가? 중국 정치 구조를 보면 공산주의 국가처럼 보입니다. 공산당이 계속해서 정권을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언론도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고 반복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체제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 구조보다 경제구조입니다. 그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로 보기가 어렵습니다. 중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을 가져온 원인은 중앙계획경제가 아닌 시장 경제입니다. 중국 경제를 움직이는 세력은 개인 사업가들입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오늘날의 중국은 아주 대표적인 개발 독재국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등소평의 개혁과 개방 이후 중국을 보면 1960년대와 70년대 박정희 시대의 남한과 비슷한 점이 놀라울 정도로 많이 발견됩니다. 둘 다 대표적인 개발 독재국가이기 때문입니다.
개발 독재국가는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성장전략을 추진합니다. 개발 독재는 해외에서 재료 및 기술을 수입한 다음에 이 재료를 국내에서 가공한 다음에 완성품을 수출합니다. 사실상 개발독재국가는 국내 근로자들의 노동력을 파는 셈입니다. 자연 자원이 전혀 없는 한국이나 자연 자원이 부족한 중국은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동아시아 역사를 살펴보면 개발독재 국가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두운 그림자도 없지 않습니다. 이들 국가는 국내 치안유지를 구실로 반정부운동을 진압할 뿐만 아니라 완성품을 해외시장에서 값싸게 팔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정 수준에서 묶어둡니다.
그러나 한국이나 중국의 경험이 잘 보여주듯 개발 독재국가는 초기 단계에서는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습니다. 한국의 평범한 국민들 가운데 고 박정희 대통령의 인기가 너무 높다는 것은 우연한 것이 아닙니다. 중국에서도 등소평만큼 민중이 좋아하는, 존경하는 지도자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기본적인 이유는 개발독재가 인권침해의 여지가 있지만 눈부신 경제성장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이나 한국 민중은 개발 독재 덕분에 잘 먹고 잘 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과 보건의 수준도 상당히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나 과거 박정희 시대의 한국 외에 동아시아에는 개발 독재국가가 많습니다. 대만도, 베트남도, 싱가포르도 모두 개발 독재국가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도 개발 독재국가가 될 수 있을까요? 현 단계에서 이 질문에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좋든, 싫든 동아시아에서 발전과 경제성장을 초래한 제도는 개발 독재국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