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북한 언론을 자세히 보면 중요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북한 언론은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이나 제3국을 통해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의 숫자는 2만 4천 명이 넘어섰지만 북한 언론은 이 사람들이 이 세상에 없는 듯 아주 무시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 언론에 탈북자 문제를 다루는 기사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언론은 탈북자들이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 때문에 남한으로 갔으며 남한의 현실을 접하고 실망이 많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남한에서 어렵게 살고 있으며 북한을 떠난 것을 후회한다고 주장합니다.
북한언론의 탈북자에 대한 주장을 보면 사실보다는 과장된 내용과 거짓된 내용이 많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남한에 온 탈북자들 중 상당수가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잘 나타내는 통계 지수는 그들의 평균 소득 수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평균 소득은 남한 사람 소득 수준의 절반 정도입니다.
그러나 북한 언론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많은 부분을 왜곡해 보도했습니다. 북한 언론이 감추고 싶어하는 사실은 탈북자들이 남한 사람들만큼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없지만 북한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잘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탈북자들의 월평균 소득이 남한 수준의 절반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한 탈북자의 한달 소득은 120만 원 정도입니다. 미국 돈으로 보면 1,100달러, 중국 돈으로 보면 약 6,500위안입니다.
물론 잘사는 남한에서 1,100달러의 가치는 북한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돈으로 북한의 하급간부나 안전원, 보위원들 보다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빈곤성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북한 언론은 남한에서는 어떤 가정을 어렵게 사는 가족, 다시 말해서 저소득 가정이라고 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들이 침묵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남한에서 당국이 어렵게 사는 집이라고 하는 가정은 4인 가족 기준으로 매월 소득이 150만 원 미만인 가정입니다. 그렇지만 남한의 저소득 가정이라는 집도 북한의 일반 가족보다는 훨씬 더 잘사는 가족입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북한 당국자들은 탈북자의 현실을 왜곡하여 보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에 어려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남북 분단 이후 북한 경제가 너무 어려워지면서 북한 사람들은 대부분 현대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아마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유감스러운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