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계획이 아직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러시아 측이 이러한 발표를 한 이유는 최근 몇몇 언론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곧 러시아를 공식 방문할 수 있다고 보도한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도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외정책의 한 특성에 공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서른 살도 되지 않아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된 김정은은 벌써 2년 반 동안 나라를 통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그는 외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은 아직 외국의 최고 지도자를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몽골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였을 때 모든 사람들이 몽골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통령은 북한 최고 지도자와 만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개인 상황을 감안하였을 때, 이것은 참 놀라운 사실입니다.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와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해외에서 오랫동안 유학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외국어를 거의 몰랐던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 제1위원장은 영어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외국 손님들과 가끔 만납니다. 그러나 그 외국 손님들 가운데 다른 국가의 최고 지도자는 아직 한 명도 없었습니다. 김정은처럼 이렇게 철저한 고립생활을 하는 최고 지도자는 세계에서 한 명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보았을 때, 외국 지도자들이 김정은과 만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않는 이유는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나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웃나라의 지도자들은 50세나 60세가 넘은 사람들이기에 그들은 이제 갓 서른 살이 된 김정은과의 만남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정치인들은 자신이 대외적으로 웃음거리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제1위원장을 정상적인 국가지도자로 인정하고 정상회담을 한다면 그 나라의 정상은 자기 나라에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 자신도 외국정상과의 회담을 피할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그는 세계 정치에 있어 경험이 부족하고 다른 나라 지도자들이 자신을 북한처럼 위대한 지도자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그는 외국 대통령이나 주석과의 회담은 될수록 피하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외교정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보다 전문가인 외교관들에게 위임하는 것을 합리주의적인 선택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와 같은 고립정책 때문에 북한에 대한 세계의 우려나 의심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한 번도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이웃나라 지도자들은 더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고립정책을 장기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북한의 외교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행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