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중국에서 전승기념 70주년을 열병식을 했을 때, 한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한국을 대표해서 북경을 방문한 반면, 북한을 대표하는 사람은 권력서열이 한참이나 떨어지는 최룡해 비서였습니다.
북경에서 적극적인 외교를 한 박근혜 대통령과 달리 최룡해 비서는 열병식 직전에 도착했을 뿐만 아니라 행사가 끝나자마자 그 자리를 떠나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 버렸습니다. 기대와 달리 그들은 김정은 제 1위원장의 친서를 갖고 오지도 않았으며, 중국 시진핑 주석과 개인 면담을 갖지도 못했습니다.
이것은 다시 한 번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북-중 위기는 북한 경제 성장을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불러 온 책임은 말할 것도 없이 북한 지도부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중국은 북한이라는 나라를 필요로 합니다. 물론 다른 주변 국가들처럼 중국은 남북한이 분단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분단 탓에 중국은 남북 대립 구도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을 완충 지대로 자국 안전을 보장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그동안 대북 지원을 많이 해 왔습니다. 현재, 중국의 대북 원조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에 원조를 많이 제공하는 중국은 늘 북한 측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대북한 정책의 문제점은 크게 두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고 또 하나는 벼랑 끝 외교입니다.
중국은 북한 핵무기 개발을 절대 용인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국제법상 핵보유 국가로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한 핵무기 확산을 자국의 이익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중국은 북한의 벼랑 끝 외교로 인하여 동북아에서 거의 매년 발생하는 위기 상황 때문에 사실상 짜증이 많이 나 있는 상태입니다. 중국은 동북아에서 장기적 안정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협박 외교, 벼랑 끝 외교 전략으로 인하여 동북아에는 미군을 비롯한 외부 세력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북한의 국가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북한이 중국의 희망대로만 행동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적어도 중국에 도전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에 중국에 대한 이러한 도발이 실제로 많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2013년 북한은 중국이 강하게 반대했던 3차 핵실험을 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고 북-중 무역을 관리했던 장성택 비서를 숙청, 처형하였습니다. 그 후부터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악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북한 김정은과 같은 대중 정책은 미시적인 정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좋든, 싫든 북한의 내부 원조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을 위해서 과감히 투자해줄 수 있는 나라는 오직 중국뿐입니다. 북한 정권은 요즘, 러시아에 대한 많은 희망을 걸고 있으나 이와 같은 희망은 근거가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으로 현재 러시아는 북한에 규모가 큰 투자를 할 능력도 안 되고, 그러한 의지도 전혀 없습니다. 물론 남한이 대규모 대북 지원을 할 수 있지만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남한의 투자가 위험한 교류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국과 남한을 제외한 기타 지역은 북한에 대해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동남아든 유럽이든 그들에게 북한은 단지 수많은 약소국 중 하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경제 개발 때문에 북한은 가능한 한 빨리 중국과의 관계를 정상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열병식 사례가 보여주듯 북한은 아직도 대중 관계의 정상화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