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노동신문 1면에서 북한 사람들의 이상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제1위원장이 아주 이상하게 보이는 외국인과 같이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키가 엄청 크고 남자이지만 코에서 귀까지 장신구를 한 흑인은 다름이 아니라 유명한 미국의 농구선수인 로드먼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로드먼은 정말 모순덩어리의 인물입니다. 민주국가에서는 사람들이 이상 야릇한 옷을 입는다고 해서 생활총화에서 비판을 받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드먼 선수의 옷차림, 행동거지 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일으켰습니다. 훌륭한 농구선수였지만 개인생활에서는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로드먼 선수와 만나는 장면을 소개하는 사진이 많이 나온 것이 좋은 선택인지 의심이 갑니다. 북한 사람들이 외국생활을 모른다고 할지라도 이와 같은 사진을 보면, 정말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드먼 선수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서양에서 많은 사람들이 로드먼을 비판하는 이유는 북한과의 모든 관계와 교류를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사람들의 대부분은 북한을 너무 악명이 높은 독재국가로 보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와 관계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에 동감하지 않습니다. 로드먼이라는 인물이 문제가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북한과 외부세계를 이어주는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저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농구를 비롯한 체육 부문에서의 교류를 통해서도 북한사람들이 외부세계를 어느 정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세계가 움직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문화나 체육을 비롯한 여러 부분 에서의 교류는 동북아에서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로드먼 선수의 북한 방문이 하나의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체육,문화 부분에서 외국인들이 북한을 많이 경험하고 북한 사람들이 외국으로 많이 나간다면 너무 바람직한 일입니다.
물론 현 단계에서 보면 이와 같은 교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측은 돈이 너무 부족해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평등하게 교류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외국인들이 풍요롭게 잘 사는 것을 본다면 문제로 여길 수 밖에 없습니다. 서양의 많은 나라들은 북한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거나 북한 정권에 대해서 극히 비판적인 태도 때문에 교류를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류는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이상하게 보이는 생김새의 미국 농구선수와 김정은이 만나는 사진이 아직은 인민들에 널리 퍼지지 못하고 노동신문에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