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10월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할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그들은 대학입시 준비에 너무 바쁩니다. 남한에서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변수 중에서 출신대학의 간판만큼 장래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북한 언론은 남한 사회를 보도할 때, 남한에서는 부잣집 아들 딸만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남한에서 중학교까지 교육은 무상입니다. 북한의 학부모들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난한 사람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못하지만 남한에서 이러한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대학교 입학은 좀 다릅니다.
북한의 언론이 주장한 대로 남한에서 대학교 등록금이 비싸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자들만 대학에 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 언론은 남한에서 대학 등록금 반값 운동이 번지고 있을 때 이러한 주장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상 남한 등록금에 관한 진실을 살펴보면 북한언론의 주장이 억지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남한에서 4년제 대학교는 100곳 이상이 있습니다. 평균적인 등록금은 5천500달러 정도입니다. 제일 비싼 경우가 8천900달러이며 제일 싼 경우는 3천500달러 정도입니다. 물론 이것은 저렴한 학비가 아닙니다. 그러나 남한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2천200달러 정도입니다. 바꿔 말해서 일년 동안 대학교에 납부해야 하는 등록금은 남한 평균 근로자가 두 달 반 동안 일하면 벌 수 있는 돈입니다. 물론 조금 부담스럽지만 감당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현재 남한 집권계층을 보면 서민 출신들이 아주 많습니다. 현 이명박 대통령은 농민의 아들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농민의 아들이었습니다. 고위급 공무원, 정치인들, 사업가들을 보면 과거 양반집 자손들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일반 농민들의 아들 딸 입니다. 그들이 출세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남한의 교육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에서 인기가 제일 높은 국립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공립대학교는 등록금이 아주 쌉니다. 심한 경쟁 때문에 이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은 어렵지만 일단 입학하면 등록금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좋은 서민 출신들은 국립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부잣집 아들 딸들이 꿈꾸지도 못하는 성공을 이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계급 사회를 운운하는 북한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는 과거 최고지도자의 아들이며 손자입니다. 출신성분이 나쁜 사람은 대학교에 입학할 수도 없습니다. 김일성 종합대학은 간부의 아들 딸만 다닐 수 있는 귀족학교가 된 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남한은 북한보다 평등주의 및 사회 민주주의가 훨씬 더 발전된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