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가장 효율적인 정치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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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후보가 많지만 진정으로 성공할 희망이 있어 보이는 후보는 3명밖에 없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통합민주당 문재인 후보 그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철수 후보입니다. 그들의 지지자들은 서로 비판하고 지지하는 후보자들의 정책에 대해 열 띤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체류하는 북한 출신 탈북자 대부분은 대한민국 선거를 볼 때 놀랍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남한 선거가 너무 이상하고 시끄럽게 진행된다고 생각합니다. 인기 있는 후보자들이 서로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하고 서로의 과거 잘못을 많이 들춰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 언론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민주주의는 별 의미가 없다고 선전합니다. 모든 후보들은 각각의 사업계층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들끼리 경쟁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필자는 이 같은 주장에 근거가 없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한의 선거는 너무 시끄럽습니다. 또 자본가들이 선거에 많이 참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본래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도 약점이 많습니다. 문제는 민주주의가 아닌 독재정치는 민주주의보다 훨씬 약점이 많고 해롭다는 사실입니다.

당선되기 위해서 후보들은 공개적으로 경쟁해야 합니다. 반대세력은 그들의 과거 잘못을 노출시키려 많이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안철수 후보가 10여 년 전에 세금을 정부에 내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는 큰 과오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큰 불법행위가 있었더라면 안 후보든, 박 후보든, 문 후보든 세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물론 민주국가에서는 진솔한 사람만이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반대로 현대정치에서 조금 덜 진솔하더라도 눈치가 빠른 사람이 당선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큰 잘못을 했던 사람은 당선되기가 어렵습니다.

민주주의 말고는 무슨 정치형태가 있을까요? 주로 권위주의 독재국가나 군주제를 실시하는 왕국뿐입니다. 이와 같은 독재국가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눈치가 빠를 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모든 법이나 도덕을 쉽게 위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군주제라면 세자가 될 사람은 왕의 아들뿐입니다. 그가 친절한 사람이든 패악을 저지르는 사람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또한 이런 시끄러운 논쟁 속에서 후보들은 나라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자세하게 제시해야 됩니다. 국민들은 그들의 제안 중에서 마음에 드는 제안을 수용합니다. 물론, 국민들의 판단이 잘 못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독재국가 또는 절대왕국에서는 국민의 의지는 완전히 무시되고 극소수 특권계층의 의지에 따라 지도자가 정해집니다. 특권층은 대부분의 경우 나라의 미래와 국민 복지보다 자신들의 권력과 특권에 대해서 신경을 씁니다.

민주주의가 세계적으로 성공하는 이유는 특권층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대중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는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치제도보다 더 나은 효율적인 정치제도를 찾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