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이것은 매우 갑작스럽고 뜻밖의 소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미국 지식인들이나 큰 도시 시민 대부분은 트럼프 후보자를 반대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도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그가 당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상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농민들을 비롯한 시골사람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트럼프가 당선되었습니다.
북한은 원래 트럼프의 승리를 유리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미가 있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는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생각까지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의 고립주의 정책, 즉 세계정치에 많이 참가하지 않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니까 이와 같은 희망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트럼프는 미국과 아무 상관이 없는 약소국이라면 무시할 수 있겠지만, 북한은 트럼프 당선자가 무시할 나라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를 장거리미사일로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실상 현대 세계에서 이러한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밖에 없습니다. 기타 핵 보유 국가들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없거나 미국과 동맹관계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임기 초에 트럼프 대통령은 말한 바와 같이 북한과 회담을 다시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이든 클린턴이든 미국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의 기본조건은 비핵화뿐입니다. 북한 정권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아예 없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과의 타협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과 타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면 트럼프 행정부가 매우 강경한 노선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트럼프와 그를 지지하는 공화당 핵심부는 미국에 도전, 도발하는 세력에 강경한 정책을 실시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에는 회담을 시도한 다음에 타협에 실패하면 대북제재를 훨씬 더 심하게 시행할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여전히 장거리미사일이나 핵개발을 지속한다면 미국의 선제 타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국제사회에서의 북한의 위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정책입니다. 트럼프는 벌써 여러 번 중국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고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 시대에 미국이 러시아와 많이 가까워질 수도 있지만 중-미 관계가 많이 긴장될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초래되면 북한은 경제적인 면에서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측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미국과 외부세계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환상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