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하류에서 중국 단둥과 북한의 신의주를 잇는 새 다리가 거의 완공되었습니다. 이 다리의 완공은 북한 무역 및 경제 교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최근 북한의 무역 구조를 보았을 때, 중국과의 무역이 전체 무역 규모 중 4분의 3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역은 압도적으로 신의주와 단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측을 잇는 오래된 다리는 거의 70년이 넘었기에 새로운 다리의 필요성이 절실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거의 완공된 이 다리를 보면 아주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리 자체가 완공과 더불어 중국측의 세관 및 기타 시설은 모두 준비가 잘 되었지만, 북한 측에는 어떠한 것도 준비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도로는 그 어떤 도로와도 연결되어있지 않고, 갑자기 논밭에서 끝이 납니다.
그 이유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북한에서는 중국이 다리의 건설과 중국 쪽 시설의 건설뿐 아니라, 북한 쪽의 시설 또한 중국이 부담해서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듯 합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중국측은 이와 같은 요구를 받아들였을지 모르지만, 최근에 이런 주장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작년 초부터 중국은 중앙 정부 차원에서 대북지원과 투자를 완전히 동결시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유는 적어도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함으로써 동북아의 안정 및 세계의 비확산체제를 위협하는 것에 대해 절대 반대합니다. 둘째로 중국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의 내부 권력다툼으로 중국과의 경제교류를 담당했던 장성택을 처형한데 대해 몹시 불만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믿었던 장성택을 대신할만한 인물을 아직 찾지 못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북한 당국자들의 중국에 대한 비판을 못마땅해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북한을 중요한 완충지대로 생각하고 있는 중국은 동북아에서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결정적인 압박을 하려 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대북지원을 예전처럼 지속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북한 지도자들은 중국과의 경제교류가 어려워지거나 줄어드는 것을 문제로 삼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심각한 오판입니다. 물론 중국과 민간차원의 무역이나 밀무역을 계속 할 수는 있지만, 북한은 이러한 소규모 무역으로는 필요한 자원을 많이 얻을 수가 없습니다.
요즘 북한 정부는 개혁이라는 말을 쓰지는 않지만, 사실상 개혁을 시작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경제가 점차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 지원과 투자 없이 북한은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통신, 그리고 전력생산 설비 등을 발전시킬 수가 없습니다. 좋든 싫든 간에 북한에게 이러한 것들을 당장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입니다.
현 단계에서 북한은 러시아나 일본에서 필요한 투자를 얻을 수도 있다고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국가의 국내외 상황을 감안한다면 북한의 뜻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의 중국과의 불화는 북한의 경제성장 기회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