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중국의 부상

0:00 / 0:00

최근에 동아시아 정치 상황을 보면, 제일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중국의 부상입니다. 원래 거의 200년 동안 정치 혼란과 해외 침략 그리고 만성적인 경제위기에 고생이 많았던 중국은, 지난 수십년 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1970년대 말부터 등소평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이 실시해 온 개혁개방 정책이 가져온 결과입니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즉 총생산액은 세계에서 2번째로 큽니다. 중국 인구가 너무 많아서, 1인당 생산액은 그리 높지 않지만, 그래도 중진국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그 경제 성장 때문에 중국 사람들의 생활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들은 20-30년 전에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1970년대 말 중국공산당 간부들의 생활은, 지금 평범한 노동자들의 생활보다도 매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이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국과 가까운 나라들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부상은 불가피하게 매우 어려운 도전과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이유는 중국은 아주 강력한 강대국입니다. 이 세상에 강대국이라면, 이웃 약소국을 통제하거나 관리하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맞게 착취하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중국은 당연히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중국 문화를 보면, 중화사상이 있습니다. 중국의 패권주의 뿌리는 매우 깊고 아주 강합니다. 한편으로 보면, 중국이라는 나라의 뜻 자체도, 중국사람들의 높은 자신감을 보여줍니다. 중국이라는 말의 뜻은 세계 가운데 국가라는 뜻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중국은, 이웃 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들을 문명을 배우지 못한 오랑캐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요즘에 이러한 경향이 옛날만큼 심하지 않은데, 아직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중국 사람들의 근현대 역사에 대한 생각입니다. 중국은 해외 침략을 많이 당했기 때문에, 즉 150년 동안 조상들이 차별과 침략을 당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이 희생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국이 옛날 제국주의 국가처럼 했을 경우에도 이 행동을 정당화하고, 근거가 있는 당연한 보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웃 나라들은 중국의 부상을 환영할 수도 있고 무서워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 때문에 중국 사람들의 생활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끄는 기관차 중의 하나입니다. 그 때문에 세계는 중국의 성장을 바람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부상 때문에 중국 패권주의 경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세계는 중국의 부상을 억제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요즘에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 압박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는 중국과 무역 및 다양한 경제교류를 하는 동시에, 중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중국의 패권주의적 경향을 가로막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중국 내부 정치를 보면, 이와 같은 패권주의 경향이 향후 10-20년 동안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남한이든 북한이든, 이와 같은 중국의 부상이 초래한 동아시아의 새로운 모습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남한이나 북한 모두의 입장에서, 중국은 쓸모있는 무역 상대가 될 수도 있고 좋은 옷이 될 수도 있지만, 위협이나 신제국주의 국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좋은 일이 아닙니다.

남북한 분단과 대립 때문에 중국의 부상이 초래한 장점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데, 중국의 부상이 야기한 위협도 제대로 예방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남북한 대립이 많이 완화된다면, 대중국 정책에서뿐만 아니라 대외정책에서 불필요한 남북한 간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런 생각은 근거없는 환상일 뿐입니다. 그래도 저의 희망은 남북한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21세기의 위협과 기회를 같이 이용하고 가로막을 때가 오면 좋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대가 언제 올 지는 알 수 없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