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북한 포사격과 남한 인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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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15일로 광복 66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제2의 광복이라고 할 수 있는 통일의 길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서해에서 발생된 북한의 해안포 사격 등 도발행위는 한반도 정세를 여전히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 모두 다섯 발의 해안포를 쐈습니다.

이 중 두발은 북방한계선 남쪽 수역에 떨어졌습니다. 작년 11월 연평도 도발 이후 처음인 해안포 사격이 있었던 다음날 북한은 포 사격이 아니라 황해남도 일대의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발파작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한 측이 북한의 포사격을 입증할 과학적 증거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처럼 거짓 억지를 부린 이유가 무엇일까.

북한이 포사격을 한 첫 번째 의도는 남한군의 대응태세를 점검하는데 있었을 것입니다. 작년 연평도 사건 후 강화된 남한 측의 방어태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떠보려는 의도가 작용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포사격을 해놓고 그대로 있을 경우 6자회담과 남북대화 재개를 통한 한반도 긴장완화를 바라는 중국, 미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비난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피하기 위한 술책으로 포사격을 부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또 남한의 김관진 국방장관을 겨눈 암살조를 남한 내에 잠입시켰다는 첩보에 이어 다른 국내 요인들에 대한 테러 시도설도 떠돌고 있습니다. 이런 종잡을 수 없는 북한의 행태가 돌출하는 가운데 북한주민을 향한 남한 측의 인도주의 지원은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한군은 지난 11일 서해 백령도 인근에서 침몰위기에 처한 전마선 두 척을 발견해 배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 4명을 구조했습니다. 또 같은 날 저녁 북방한계선 이남 지역에서 표류중인 동력 목선을 발견해 연료를 제공하는 한편 타고 있던 북한주민 3명을 구출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7명 모두가 남한으로 귀순의사가 없음을 확인한 뒤 12일 북한으로 즉각 돌려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한정부는 대북 수해지원을 위해 초코파이, 라면 등 50억 원어치의 물품을 북한에 전달하겠다고 10일 다시 밝혔습니다. 남한정부는 당초 생필품과 의약품 등을 보낼 계획이었으나 북한 측이 식량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던 것을 고려해 지원품목을 모두 식품류로 바꾼 것입니다. 특히 이 품목 속에는 초코파이, 라면 뿐 만아니라 영유아용 영양식과 과자를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전달 시기는 3~4주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별도로 북측에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남한당국의 조치는 북한당국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한 어린이를 위한 인도지원과 자연재해를 위한 인도지원은 계속하겠다는 숭고한 인도주의 정신의 발로요, 따뜻한 동포애의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당국자들은 남북관계개선과 상호 신뢰회복을 위한 실질적이고 진정한 일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것처럼 '도발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