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중국방문은 한‧ 중 관계를 크게 도약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나, 북한은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발언에 대해 자기체제를 모독한 망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7일과 28일 이틀간 무려 7시간 30분 동안 회담과 오찬을 같이하면서 여러 현안문제에 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두 정상은 앞으로 20년간 한중 관계발전을 위한 청사진이라 할 수 있는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협력 내용과 이행계획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북한 핵문제입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및 한반도 평화와 안정유지가 공동이익에 부합된다'고 밝힘으로써 북한핵 포기를 촉구했습니다.
리거창 총리 역시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고 박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보유는 용인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힘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단호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또한, 두 정상은 경제협력과 관련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화 시킬 것과 2015년까지 양국 간 교역액을 현재의 2,100억 달러 수준에서 3,000억 달러로 확대할 것 등에 합의했습니다.
현재 한‧ 중 관계는 중국이 남한의 최대 교역국으로 돼 있고 남한도 중국 입장에서 2위 수입국이자 4위 수출국인데 앞으로 경제협력 확대는 양국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는 동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통일문제에 관해 박 대통령은 중국이 향후 한반도 평화적인 통일 과정에서 좋은 동반자가 돼 줄 것을 요청했고 시 주석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 구성원이 자유롭게 왕래하게 되면 동북 3성 개발을 비롯해 중국의 번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한국주도의 통일이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또 남한 청와대 국가안보 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체제 구축에 합의한 것은 앞으로 북한의 도발과 탈북자 문제 등 긴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두 나라가 신속하고 긴밀하게 협의해 공동대응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조치라고 하겠습니다.
중국은 박 대통령에 대한 의전 면에서도 최고 국빈으로 파격적인 예우를 했으며 중국의 언론들도 오래된 친구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과거와는 달리 북한의 김정은보다 먼저 박 대통령을 초청하고 환대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중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한 북한을 무작정 감싸지는 않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그리하여 중국은 북한을 과거의 혈맹관계에서 일반적 국가관계로 낮추고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지난 5월, 김정은 특사로 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대해서도 냉담하게 대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남한이 중국과는 통하고 북한은 따돌림을 당하는 이른바 '통중‧ 봉북'(通中封北) 현상이 가시화된 것입니다. 북한이 주변정세를 읽는 눈이 있다면 박 대통령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행태부터 고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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