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지난 10일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1997년 2월,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황장엽씨는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북한의 민주화와 통일의 날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것입니다. 북한에서 김일성대학 총장 등 요직을 거친 후 남한으로 망명한 황 씨는 지금까지 김정일 정권의 거짓과 폭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북한 민주화운동에 앞장 서 왔습니다.
그는 올해 초 미국 강연에서 '북한은 나를 반역자라고 말하지만 진짜 반역자는 주민을 굶어 죽게 한 김정일'이라면서 김정은에 대해서는 그깟 어린 녀석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3대 세습이 북한 내부 권력투쟁의 명분이 돼 김씨왕조는 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황씨가 숨진 10일 평양에선 김정은이 김정일과 함께 사열대에 올라가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 열병식을 지켜봤습니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백성은 굶주리는 판에 김정은 등극을 축하하는 대규모 열병식에 돈을 쏟아 붓는 북한의 모습에서 김씨 왕조는 망하게 될 것이라는 황장엽씨의 예언이 언젠가 현실로 다가오리라고 생각됩니다. 북한주민 해방을 위한 그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지난 8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중국의 반체제 인사이자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류샤오보는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사태에 참여한 후 2008년 12월, 중국의 인권개선과 공산당 일당 독재 종식, 언론자유 등을 골자로 한 '08헌장'작성에 참여했다가 체포돼 11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수감 중입니다.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가 중국의 인권신장을 위해 비폭력 투쟁을 펼쳐온 공로로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으나 중국 정부는 죄인에 상을 주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번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저지른 증거가 없다고 강변하는가 하면 시대착오적인 북한의 3대세습에 대해서도 북한인민의 자주적 선택이라며 비호한 나라입니다. 중국 공산당 정권이 지금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안하무인격으로 행세하고 있지만 앞으로 5~10년 뒤 중국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북한과 중국의 장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과거 소련 공산정권의 붕괴과정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당시 소련의 반체제 인사요 인권운동가였던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독재자 스탈린을 비판한 글을 쓴 죄로 체포되어 강제노동수용소에서 8년을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그 후에도 그는 소련의 가혹한 폭압정치와 인권탄압에 항거하면서 강제노동수용소의 내막을 폭로한 '수용소군도'라는 책을 발간하여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으나 1974년 강제추방을 당해 미국에서 사망하였습니다.
이상 말씀드린 황장엽, 류사오보, 솔제니친 등 세 사람은 공산정권의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주장하며 온갖 고난과 박해를 받은 '북한의 양심', '중국의 양심', '소련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구자들의 희생이 있기에 역사는 발전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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