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2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이후 온 북한사회가 미사일 광란에 빠져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성공 뒤 연일 북한전역에서 대규모 군중대회가 열리고 북한 매체들은 일제히 '김정일 장군님의 유훈을 빛나게 관철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심지어 후견국인 중국까지 포함된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김정은의 권위를 높이면서 북한주민을 결속시키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을 겨냥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 시대 최고 치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내세웠고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추대된 날인 지난 4월 13일에 헌법을 수정하면서 핵무기 보유를 당당하게 적시했습니다. 그런데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 '은하3호' 로켓을 다시 쏘아 올려 궤도진입에 성공시킴으로써,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1만km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북한은 앞으로 미국을 상대로 핵 군축협상을 주장하거나 아니면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협상과정에서 경제적 실리 확보는 물론 상호 불가침 약속을 주장함으로써, 북한 체제유지의 발판을 마련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미국의 입장은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와 1718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과 위협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와 함께 개별 국가들의 제재 조치를 강화해 북한이 빠져나갈 구멍을 틀어막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구상하고 있는 대북제재 방안 가운데는 북한에 대한 금융, 해운제재와 북한 선박 검색 강화 등이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과의 핵, 미사일 협상에 있어 같은 말(馬)을 두 번 사지는 않는다는 입장 즉, 북한의 도발에 대한 추가보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의도하는 대로 끌려 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대북제재의 강도를 높이는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아무런 실적을 내지 못한 김정은이 자기의 권위를 세우고 북한주민들을 결속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은 체제하에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간부나 평양 주민들은 김정은의 업적으로 치켜 올리지만 그렇지 못한 일반 주민들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지난번 광명성 1호와 2호 발사 때처럼 이번 인공위성이 인민생활에 무슨 득이 되고 도움이 되느냐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여름수재를 당해 아직도 천막 속에서 추운 겨울을 나야할 이재민들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떠도는 꽃제비들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북한 모습이라고 할 때, 미사일이 민생문제와 무슨 관계가 있겠습니까?
이러한 점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는 단기적으로 김정은 체제 강화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민생경제파탄과 국제적 고립 심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