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김정은 별장과 북한의 식량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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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의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김정은을 위한 전용 공관과 호화별장을 짓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붓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일간 신문인 텔레그래프는 김정은이 자란 평양 중심부의 16호 관저가 그의 전용관저로 새롭게 꾸며지고 있으며 지방에도 김정은의 호화별장이 여러 곳에 건설되고 있는데 여기에 1억 파운드(약 1억5천 7백만 달러) 이상이 지출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평양의 김정은 관저 건물은 원래 그의 생모 고영희가 거주한 곳으로서 바로 옆 건물에는 김정일의 집무실이 있어, 두 건물이 지하터널로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온천으로 유명한 함경북도에 김정은 별장이 건설되고 있으며 별장으로 통하는 인근 철도와 도로를 닦는 데 주민들을 강제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원산의 송도원에도 대형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으며 그 건물구조는 함흥에 있는 김정일 별장 서호초대소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서호초대소는 100m 아래 바닷속 생물을 볼 수 있는 해저관람실까지 갖춘 호화판 시설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김일성 왕가를 위해 초호화판, 낭비성 건물 건축에 국가 예산을 탕진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김일성이 생전에 산수가 좋은 지방 여러 곳에 고급별장들을 짓고 호화생활을 한데 이어 그의 사후 김정일은 김일성 시신을 안치한 금수산 기념궁전 건립비로 8억9천만 달러를 사용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한 김정일의 경우도 북한의 명산과 바닷가에 33개의 별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4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김정일과 북한 핵심 권력층이 쓰는 호화 저택 및 별장이 위성사진으로만 70곳 넘게 확인됐다고 합니다. 이들 저택은 평양 용성구역과 신의주, 원산, 함흥, 회천 등에 들어서 있는데 일부 저택 단지는 전용 기차역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은 올해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올해 11월까지 북한은 외부에서 80만t의 식량을 들여와야 부족분을 채울 수 있지만, 현재 북한이 확보한 물량은 유엔이 지원을 약속한 6만여t 이 전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굶주린 꽃제비들이 다시 늘어나고 있고 식량보급이 끊긴 군부대에선 탈영병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모습은 과거 공산국가 루마니아의 모습을 연상케 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말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세스쿠는 자기의 관저인 대통령궁을 각종 금은보화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자기 우상화를 위해 각종 기념물 건축에 국가예산을 탕진함으로써 국민생활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개인숭배 강요와 비밀경찰을 통한 감시, 통제 강화, 고문 그리고 계획경제에 의한 경제파탄 등 온갖 실정을 거듭하다 1989년 말 민중봉기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나 처형당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 인민생활을 희생시킨 독재자의 말로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준 역사적 증거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