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본 도호쿠(東北)지역 인근 해저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 지진의 영향으로 최대 높이 10m의 쓰나미(지진해일)이 발생해 수많은 사상자와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가 지진으로 폭발함으로써 방사능이 누출되고 피폭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여진이 아직도 멈추지 않고 있어 일본 열도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대지진, 쓰나미, 방사능 누출, 화산 폭발이라는 네 가지 재앙이 한꺼번에 겹친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써 우리는 이번 재앙을 보면서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해야 되리라고 봅니다.
첫째, 우리는 일본 지진에 대해 따뜻한 구호의 손길을 펼쳐야 합니다. 사람들이 겪고 있는 불행을 우리의 불행으로 생각하고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TV에서 시시각각 보도되는 일본 지진의 참상은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참으로 비탄스럽고 참혹합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삽시간에 수천 명을 넘어서더니 곧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 수십 척의 배와 수많은 승용차가 지진해일에 떠밀려 뒤집히거나 부서지고, 한 도시가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모습, 여진은 계속되고 지진해일이 또 올 것이라는 경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폐허로 변한 모습, 집과 재산을 잃고 몸만 겨우 빠져나와 대피소에 몰려있는 수많은 피난민들,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 이 모든 장면은 눈물 없이는 보지 못할 참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연 재해는 우리라고 비켜가지 않는 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 남한의 정부, 종교 및 사회단체, 언론, 의료 기관들이 발 벗고 구호활동에 나섰습니다. 우리는 비록 작은 마음, 성금, 물자라도 보냄으로써 일본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주도록 노력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둘째, 우리 한반도는 과연 지진의 안전지대인가를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합니다. 지진관측이 시작된 근대 이후 한반도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고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쓰나미도 없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2000년 이후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지만 지진피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규모 9.0의 강진이 일본 열도를 강타한 지난 11일 오전 북한 강원도 회양 지역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특별한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지진피해의 위험에서는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미국 지질조사국의 견해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안전지대로 알려져 온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얼마 전에 지진이 발생하여 적지 않은 피해를 가져온 데서 보듯이 앞으로의 지진, 해일은 전혀 예상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서해와 남해는 수심이 낮아 쓰나미에 의한 피해 발생 가능성은 거의 없으나, 수심이 깊은 동해 연안은 쓰나미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남북한 당국은 한반도에 생각 밖의 큰 지진이 올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지적한 것처럼 한반도에 적합한 맞춤형 지진 대책 수립도 고려해볼 만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일본 국민들이 평소 익혀온 지진 대피 훈련이 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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