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2일, 남한의 휴전선 확성기 설치와 관련해 '서울의 불바다까지 내다본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것은 지난달 24일 북한이 남측의 대북 심리전 수단을 직접 조준 격파 · 사격하겠다고 나선데 이은 후속적 협박인 셈입니다.
남한 당국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한 응징책의 하나로 대북 심리전을 다시 하기로 하고 최근 군사분계선 인근 11곳에 확성기를 설치했으나 방송재개 시기는 유엔의 대북 제재 상황을 보고 정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이번 발표에서 '우리의 단호한 군사적 타격은 역적패당이 떠드는 비례적 원칙에 따른 1대1의 대응이 아니다. 서울의 불바다까지 내다본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고강도 협박을 하고 나온 것은 남측의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될 경우 북한 병사들에게 미칠 심리적 동요와 그것이 초래할 체제불안을 차단시키려는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아울러 남한사회에 전쟁 불안심리를 확산시킴으로써 남한정부의 대북제재를 봉쇄하려는 의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돌이켜보면 제1차 북핵 위기가 한창이던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특사교환 회담 때 북한 박영수 단장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적이 있습니다. 당시 남한측 수석대표로 나간 필자가 남북을 오고 갈 쌍방 특사의 급선무는 북핵 문제 해결이라고 강조한데 대해 북의 박영수 단장은 북핵과 관련된 남측의 국제공조체재 구축은 북한의 목을 조이는 전략이기 때문에 참을 수 없다면서 서울 불바다 협박을 꺼냈습니다. 당시 북한은 휴전선에 발사포 등을 전진 배치시켜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상황은 남한국민들의 안보의식을 한층 고양시키고 국제사회에서 테러집단 이라는 북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한편으로 북핵문제에 관한 국제공조를 강화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북한이 벼랑끝 전술에 입각 험한 언사를 동원하며 남발해온 북한 협박에 면역이 된 남한 국민들이어서 이번에도 공허한 협박 정도로 치부하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당국은 전쟁 공포론을 통해 남한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어리석은 생각은 버려야할 것입니다. 아울러 남한 군당국이 북한의 확성기 격파에 대해 준비해논 교전수칙을 북한은 가볍게 봐서는 안될 것입니다. 남한 합동참모본부는 비례성과 충분성의 원칙 아래 북한이 1발을 쏘면 3발 이상 대응 사격하기로 방침을 세워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서울을 직접 겨냥하여 휴전선에 배치된 최대사거리 60km의 장사정포 350여분에 대한 대응수단을 확보하고 있는 한-미 양국군의 보복 타격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은 더 이상 허풍을 떨지 말고 지금이라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자숙하는 자세를 보여야 합니다.
북한의 1차 서울 불바다 발언 후 남측이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기한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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