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알려진 3남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중학교 교사로 일하다 탈출한 뒤 올해 남한에 입국한 장 모 여인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작년 3월 학교 부교장이 교사들을 불러 청년 대장 김 대장 동지가 곧 지도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장 씨는 이어 "모내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부터 김정은의 실명이 공개됐으며 '척척척' 노래(발걸음) 등이 퍼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장 씨는 상부에서 내려온 교양자료에는 "김정은이 지난해 김일성 주석 생일·축포야회와 150일 전투 등을 진두지휘했고, 김정일의 현지 지도 장소에 미리 가서 안전을 점검했는데, 김정은이 어딘가를 가니 내리던 비가 멎었다는 등 전설 같은 내용도 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김정일이 뇌졸중에서 다소 회복된 2008년 11월경부터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에 착수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작년 3월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정은을 대의원으로 당선시킨 데 이어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의 요직을 맡게 했고, 오는 9월에 열릴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하여 강성대국 진입의 해인 2012년까지 후계체제 구축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3대 세습과 김정은 우상화 작업이 과연 북한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에 성패 여부가 달려있다고 하겠습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권력세습은 봉건왕조 시대에나 볼 수 있는 현상으로써, 21세기 문명사회에서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더군다나 노동자, 농민 등 프롤레타리아트를 위한다는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권력세습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이한 일로서 사회주의 이념에도 배치되는 통치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1인 독재체제의 유지를 위한 우상화 작업은 반민주의적, 반시대적 행태로서 국제사회의 조소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이 항일투쟁 과정에서 축지법을 사용하여 백리길을 한 시간에 달려갔다는 허황된 선전을 함으로써, 그를 전설적 인물로 우상화했습니다. 또 김정일이 한 인민학교의 수업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지구의의 일본지도 위에 붓으로 검은 먹물을 칠하는 순간, 일본 열도에 비바람과 함께 천둥이 쳤다는 웃지 못 할 괴담도 퍼트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김정은이 어딘가를 가니 내리던 비가 멎었다는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주민들을 미개인 정도로 보고 펼치는 우민화 정책으로서 역사의 바늘을 21세기에서 19세기로 되돌리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당국은 3대 세습과 김정은 우상화가 대내외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돌이켜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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