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이 천안함 국면을 6자회담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우다웨이」가 북한을 방문해 조·중 친선관계, 6자회담 재개,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 등에 관해 북측과 완전한 견해일치를 보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우다웨이 대표는 20일,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6자회담을 가능한 빨리 재개하자는데 북한이 동의했다.』며『6자회담은 북-미 협의, 6개국 수석대표들의 비공식회담, 6자회담 재개의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천안함 사건과 관련,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발표와 남한의 서해 군사훈련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북·중 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에는 북·중간에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중국으로선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동북아 안보질서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갈수록 심화되는 경제난 속에서 시시각각 조여 오는 국제사회의 제제흐름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대화 쪽으로의 국면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만간 있을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발표에 앞서 6자회담 재개문제를 공론화 시키는 것이 제재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은 과거 대남도발을 자행한 후 정세가 불리해지면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키는 수법을 많이 사용해왔습니다. 북한은 1983년 10월 9일, 미얀마를 방문 중이던 남한의 전두환 대통령 및 수행원을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하여 21명의 사망자를 낸 일이 있습니다. 이 사건이 있은 직후 북한을 테러집단으로 규탄하는 국제여론이 비등하자 북한은 이를 희석시킬 목적으로 그 이듬해인 1984년 초 남북체육회담을 제의하는 등 대화국면을 조성했습니다.
북한은 이 전술을 27년이 경과한 지금에 와서 또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대화국면에서 상대방과 합의한 합의사항에 대해 불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헌신짝처럼 버리는 회담행태를 많이 보여 왔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1992년 남북 간에 합의한 기본합의서 파기였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합의사항에 대한 철저한 이행인 것입니다. 이번 6자회담 문제만 보더라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이 회담이 마지막 열렸던 2008면 12월, 당시와 같은『핵 불능화』단계로 복귀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이런 조치는 외면하고 회담재개만을 선전하고 있으니 누가 그들의 말을 믿겠습니까. 이제 북한의 물타기 전술이나 합의사항 파기전술에 관해서는 세상이 다 알고 있음으로 여기에 현혹될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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