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 핵위협 다시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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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3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당국자는 최근 풍계리 일대에서 차량과 사람의 활발한 움직임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됐으며 지난 두 차례 핵실험 과정에서 붕괴됐던 갱도를 복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당장 3차 핵실험을 실시할 것 같지는 않고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10개 내외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북한이 왜 현시점에 와서 3차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는가. 여기에는 몇 가지 복합적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는 미국과 한국을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려는 책략일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중국과 함께 몇 달 전부터 한·미에 6자회담 재개를 제안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6자회담 재개를 통해 유엔의 대북제재를 약화시킴과 동시에 천안함 사건을 유야무야시킴으로써 남한의 대북경제 지원을 유도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하겠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속셈을 알고 있는 남한, 미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 등 태도변화가 없는 한 당장 6자회담에 나갈 수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자 북한은 충격요법으로 3차 핵실험 준비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는 북한의 핵개발 능력을 한 단계 더 높이려는 기술적,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습니다. 북한이 1996년 실시한 1차 핵실험의 폭발규모는 0.8kt, 지난해 2차 핵실험은 5kt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폭발규모는 15kt이었습니다. 이처럼 북한핵실험의 폭발력이 적었던 것은 기술적 문제가 있었거나 플루토늄 보유량이 적은데 그 원인이 있었지 않나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번엔 플루토늄 량을 늘이거나 아니면 플루토늄 탄 대신 우라늄탄을 실험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만약 이 방식으로 핵실험에 성공할 경우 북한은 그 공을 김정은에게 돌림으로써 김정은 세습체제 구축에 이용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인도, 파키스탄처럼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커다란 오판입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행위로 간주하고 추가적인 유엔 제재를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듦으로써 양국관계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이 기대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남한으로 부터의 경제지원도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일련의 현상은 북한경제에 결정적 타격을 가함으로써 김정은 세습은 물론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의 꿈을 무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당국은 위험한 핵실험 장난은 그만두고 1995년의『9.19공동성명』의 이행, 특히 핵 불능화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이제 핵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북한당국은 명심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