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쌀 달라며 도발하는 북한

0:00 / 0:00

제 18차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지난 5월 30일부터 금강산호텔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남북 각각 100명의 이산가족이 금강산에서 그리운 혈육들과 만나 피맺힌 이산의 한을 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상봉이 시작되기 전날인 10월 29일,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남측 초소에 기관총으로 추정되는 2발의 총탄을 쏘는 도발을 했습니다. 이에 남한측도 자위 차원에서 3발의 대응사격을 했습니다. 남북군사회담 북측대표단 대변인이 이날『대화 거절로 초래되는 북남관계의 파국적 후과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통감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뒤에 발생한 총격이어서 북한의 계획된 도발로 생각됩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남한을 대상으로 사이버 테러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북한 인민무력부 산하에 1,000명가량으로 구성된 사이버 부대는 북한과 중국에 구축한 기지를 토대로 남한 주요기관의 전산망에 파고들어가 정보를 빼내고, 바이러스를 집어넣어 교란시키는 사이버 테러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 같은 사이버 테러가 올해만 9,200여건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왜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평화공세의 뒷전에서 대남도발을 계속하는가. 첫째는 남한국민들의 전쟁불안 심리를 자극해 남측으로부터 쌀과 돈을 뜯어가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개성에서 열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남측에 쌀 50만t과 비료 30만t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측은 이러한 대규모 지원은 적십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당국에서 검토할 사안이라고 완곡히 거절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당국은 천안함 사건에 이어 또 다른 도발을 감행할 경우 남한의 친북세력들과 한반도 긴장을 원치 않는 남한국민들이『북한에 쌀이나 돈 좀 주고 달래라. 그래야 남북관계가 풀린다.』라고 주장을 할 것이고 그 여론에 몰려 남한당국이 태도를 바꿀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 같습니다.

둘째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세계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를 노린 도발일수도 있습니다. 오는 11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문제를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이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방해하려는 북한은 최근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의 컴퓨터에 대해 해킹을 시도한데 이어 휴전선 총격을 감행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판단은 오판입니다. 이제 남한정부가 북한의 협박에 겁을 먹을 정도로 나약한 정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수록 이를 지켜보는 남한국민들의 인식도 깡패 같은 북한에 더 이상 쌀을 주지 말라고 정부에 촉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그동안 전사자로 처리됐던 6.25참전 국군 4명이 이번 금강산 이산가족상봉 장소에 나타남에 따라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 송환문제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북한이 진정 쌀과 비료를 원한다면 이러한 인도적 문제부터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