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2013년, 북한체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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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공식 출범한 지 1년을 맞는 올해 북한당국이 취할 정책과 행보에 내외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이어 노동당과 국방위원회의 최고위직을 재빨리 승계함으로써 내부 권력 장악에 성공했습니다. 또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성공을 거둔 뒤 북한을 천하제일강국으로 표현하는 등 주민들에게 보여줄 업적을 하나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그가 작년 초 주민들의 허리띠를 졸라 매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던 약속을 이행치 못했으며 군부 길들이기와 주민들에 대한 감시, 통제 강화로 인해 민심을 잡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노동신문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대를 ‘주체 100년사’로 규정하며 김정은 시대를 ‘새로운 주체 100년’으로 부각시켰습니다. 북한은 이를 위해 올해는 경제문제와 외교문제에 주력하는 한편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등으로 긴장을 조성시키는 복합적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제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은 ‘6.28방침’에 따라서 지난해 시범적으로 실시한 경제관리 개선조치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협동농장과 공장 등 일부 사업장에서 자율성 확대를 통해 노동의욕과 생산성 제고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중국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황금평 특구 건설을 가속화 시킬 것입니다. 또 북한 경제건설에 필수요건인 외자유치를 위해 세계 금융기구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그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적극 모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남한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남한에서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한 대화 재개도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당국의 계획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발상의 대전환이 선행돼야 합니다. 김정은은 작년 12월 21일, 앞으로도 여러 가지 실용위성과 더 위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이 지난해 말 발사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각종 제재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숙하기는커녕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한이 기대하는 북, 미 협상재개, 외부지원획득, 남북관계 개선 등은 모두 수포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남북대화가 열린다 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의 성격으로 봐 ‘5.24조치’, 서해 북방한계선 문제 등 난제가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 등 도발행위를 결코 용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그동안 ‘대화중단→대남도발→보상획득→대화재개’라는 구도하에 대남정책을 펴왔는데 올해 들어 와서도 이런 전략을 되풀이할 경우,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는 남한을 비롯한 주변국의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전환기로서, 동북아 질서가 변화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기회는 항상 있는 법이 아닙니다. 김정은 정권이 진정 경제를 살리고 대외관계와 대남관계 개선 의지를 갖고 있다면 실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