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유훈통치(遺訓統治)내용이 하나, 둘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북한의 돌출행동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김정은의 생일인 지난 8일, 김정은 우상화를 위한 기록영화를 방영했습니다. 김정은은 2009년, 김정일과 함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참관하면서 '적들이 위성요격으로 나오면 진짜 전쟁을 하자고 결심을 했다.'고 조선중앙TV는 전했습니다.
북한군은 김정은이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된 다음 날인 작년 12월 31일 양강도 혜산에서 중국으로 탈출하려고 압록강을 건너던 40대 남성 3명을 사살했습니다. 이에 앞서 김정은은 '탈북자를 발견 즉시 사살함은 물론 3족(族)을 멸하라'고 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것은 세계가 비웃는 3대 세습을 하면서 북한주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등 권력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주민들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음으로써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북한은 최근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대남혁명 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을 통해 남한 내 친북세력에게 올해 총선 · 대선에 적극 개입하라는 지령을 내렸습니다. '반제민족민주전선'은 자체 웹사이트 '구국전선'에 계시한 신년사설을 통해 '진보세력의 대단합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룩함으로써 올해 총선과 대선에서 역적패당에게 결정적 패배를 안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보세력의 대단합을 높은 수준에서 이룩하라는 말은 남한의 여당을 꺾기 위해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를 적극 지원하라는 주문인 것입니다. 그리하여 선거를 통해 남한 내에 친북정권이 수립될 경우, 과거 햇볕정책과 같은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대폭적인 경제지원을 얻어내려는데 일차적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의 남한선거 개입은 통일이 될 때까지 상대방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상대방 체제를 존중하기로 한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를 정면으로 위배한 처사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과거에도 남한선거에서 진보세력의 집권을 돕기 위해 소위 북풍(北風)을 내려 보내는 등 온갖 책동과 공작을 해왔지만 사실상 선거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자기 아버지가 시도했던 구태의연한 대남공작 방식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을 보면, 부전자전이라고 하겠습니다. 김정은의 선거개입 시도에 대해 남한 내 일부 종북세력이 동조할지 모르지만 건전한 의식을 가진 대다수 국민들은 오히려 거부반응 등 역기능을 나타낼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남한 선거개입은 북한이 1970년부터 40여 년간 추진해 온 통일전선(統一戰線)전략에 기초한 것으로서 남한의 국론분열을 통한 남조선혁명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성숙된 민주의식과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코리아(Global Korea) 즉 세계 속의 한국을 지향하고 있는 남한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남조선혁명론'이란 잠꼬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북한당국은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폭압정치가 아닌 위민(爲民)정치, 대남혁명 노선이 아닌 평화공존 노선으로 나오는 발상의 대전환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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