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한당국의 우민(愚民)화 정책

0:00 / 0:00

북한은 김정은 집권 2년째를 맞는 올 연초부터 김정은이 민심을 매우 중요시하는 지도자라고 미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북한 언론은 그동안 대내정치와 관련, 자주 내세우지 않았던 민심(民心)이라는 표현을 최근 잇달아 쓰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모든 부문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숭고한 인민관을 철저히 구현해 인민의 이익으로부터 모든 사업을 설계하고 전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심은 일심단결의 천하지대본이며 인민의 이익과 목소리는 우리 당 정책의 절대적 기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언론은 김정은이 젊었을 때 주먹밥(줴기밥)을 많이 먹고 너무 어렵게 살았다고 선전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북한 주장은 김정은도 고생을 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북한주민들의 어려운 생활고를 잘 알고 있고 경제난에서 벗어나려는 민심을 받들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라는 인식을 주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전혀 다른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김정은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했는데 여기에 쏟아 부은 돈이 9억 달러 정도였습니다. 이 돈으로 외국으로부터 옥수수 310만 톤을 사면 북한주민 2,400만 명이 10개월간 생활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또 김정은은 평양에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우상화 시설물과 능라도 유원지 건설 등에 10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북한 1년 예산의 6분의 1에 해당되는 금액입니다. 김정은이 진정 민심을 천심으로 알고 민심을 사려고 했다면, 인민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에 거액을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또 김정은은 1990년대 청소년기를 스위스 베른 국제학교에 다니면서 보냈고, 북한으로 돌아온 후 황태자 교육을 받으면서 호화생활을 해왔습니다. 스위스 국제학교는 주로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서방국가 부자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로서, 김정은도 다른 부자 자식들처럼,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정도로 유학생활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제 와서 김정은이 젊었을 때 주먹밥을 먹을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고 하니 세상에 이 말을 믿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북한은 김정은 우상화에 대한 군대 내부 교육자료를 통해 ‘3세 때부터 자동차를 운전했고, 8세도되기 전에 대형 화물자동차가 많이 달리는 굽고 경사진 토지도로 300여리를 승용차를 몰고 질주해 목적지까지 무사히 갔다, 6세 때부터 말을 타서 기수보다 더 말을 잘 탄다. 16세 때 6.25 조국해방전쟁을 승리로 이끈 위대한 수령님의 탁월한 령군술과 불멸의 업적에 대한 논문을 집필했다.’고 써 후계자로서 정통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황당한 얘기입니다. 북한당국의 이러한 거짓 선전들은 북한 주민을 어린아이처럼 보고 무시하는 우민화(愚民化)정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지금 세계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정보통신의 발달로 거짓 선전, 선동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당국이 60년대~70년대 사용했던 김일성 우상화 수법을 재연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일이나 다름없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