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 30명 중 9명이 강제북송된 것을 계기로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반대 여론이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탈북자 문제를 중국과 조용한 외교를 통해 해결해오던 남한 정부는 지난 27일 시작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함으로써 공세적 태도로 전환했습니다. 이와 함께 남한 국회도 탈북자 강제북송중단 결의안을 여야 만장일치로 채택했으며 북송을 반대하는 촛불시위와 각계 서명운동이 남한 사회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또 유엔난민기구도 지난 24일 중국정부에 탈북자 송환 중단을 촉구했으며, 탈북자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언론보도와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면서 미국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송환반대서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들도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가 광범위한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탈북자 인권문제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탈북자는 난민이 아닌 불법 월경자이기 때문에 북송해야 하며 유엔체제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만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중국 입장을 추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국의 주장은 궤변에 불과합니다. 중국은 유엔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한 나라입니다. 난민협약 제33조와 고문방지협약 제3조는 정치적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곳으로 강제송환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송환된 탈북자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박해, 고문을 받고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거나 처형까지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탈북자를 강제 송환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은 물론 최악의 인권유린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탈북자는 3족을 멸하라고 지시한 북한 김정은 체제 속에 탈북자를 송환하는 것은 강도에 쫓긴 사람을 잡아 다시 강도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쫓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우리는 티베트의 분리 독립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생각나는 영화배우가 있습니다. 그는 '리처드 기어'로 지난 2008년 티베트시위를 중국 정부가 강제로 제압하자 즉각 베이징 올림픽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서 국제적인 호응을 크게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서울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있었던 탈북자 강제송환 반대시위에 참여한 남한의 인기 영화배우 겸 탤런트 차인표씨가 크게 돋보이고 있습니다.
차인표씨는 정치나 이념보다 인간을 먼저 생각하자며 탈북자 구출을 외쳤습니다. 차인표씨의 외침과 사진은 곧바로 중국 인터넷에 떴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의 주장에 동조함으로써 중국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연예인, 종교인 뿐 아니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세계 지도자들이 함께 나설 때입니다. 국제적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탈북자 구출운동은 인륜을 거스르는 중국과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탈북자 구출운동은 단순한 일시적 사건이 아닌 하나의 역사적 흐름으로 발전되어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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