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린 세계 핵안보정상회의가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27일 폐막하였습니다. 세계 57개 정상급 인사가 참가한 이번 회의는 핵물질의 감축과 불법이동 방지방안 등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번 회의의 정식 의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상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고 한 목소리로 반대의사를 명확히 한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그중에서도 미국에 이어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북한을 향해 위성발사보다 민생발전에 노력하라고 촉구한 것은 매우 특이한 일입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북한문제와 관련 '국가가 국민을 제대로 먹일 수 없고 무기가 유일한 수출품이라면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한다.'며 '북한 지도자는 북한주민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할 용기를 가져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탄도 미사일을 평북 철산군 동창리 기지로 옮겨 발사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당국은 미사일 발사가 가져올 후과를 냉철히 생각해야 합니다.
북한은 4월 15일 김일성의 100회 생일을 앞두고 당대표자 회의와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북한은 이를 계기로 김정은을 공식적인 최고 권력자로 만드는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하여 북한은 김일성 생일 축하와 더불어 김정은의 공식 등극 축하를 목적으로 30억 달러 가까운 소요비용을 퍼붓고 있습니다. 4 · 15 행사에 20억 달러, 광명성 3호 발사에 8억 5천만 달러 등 도합 30억 달러라면 이 돈으로 쌀 475만 톤을 살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것은 북한 식량난을 능히 해결할 수 있는 돈인 동시에 작년 북한정부의 예산 57억 달러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부는 주민들의 궁핍한 생활은 외면하고 미사일과 축하행사를 위해 이 많은 돈을 쏟아 부을 경우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자칫하면 북한이 지난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무리하게 치른 후 북한경제가 거덜 난 것과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동안 북한의 천안함, 연평도사건 등 대남도발과 핵, 미사일 실험을 두둔하던 중국의 지도자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것은 중요한 변화입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해서도 '한국의 입장을 배려해 원만하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북한은 언제까지나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지해 살아갈 수 없다. 변해야 경제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 러시아의 이 같은 충고는 김정일 생전의 전통적인 대북 우의 중시태도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의 자세전환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고강도의 대북제재를 불러올 것이므로 국제적 고립은 더 심화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도박은 김정은 체제 안착이 아니라 체제불안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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