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출생 100주년 기념 열병식을 마지막으로 소위 '4월 축제'를 사실상 끝냈습니다. 김정은은 이번 행사들을 통해 당, 정, 군의 최고 직위를 모두 차지하면서 명실공히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알렸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지난 15일 대중 앞에서 향후 자신의 정책방향을 밝히는 연설을 20분간 실시하였습니다.
김정은은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할아버지 김일성을 흉내 내며 연설을 했지만 그 내용은 아버지 김정일의 선군정치 계승으로 일관했습니다. 이처럼 어설픈 30세의 김정은 모습을 본 북한주민들이 감동은커녕 실망과 불안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연설에서 관심을 모은 것은 김정은이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할지 여부였습니다. 강성대국이란 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을 모두 달성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북한 언론들은 그동안 '주체사상으로 사상강국을, 핵과 미사일로 군사강국을 이미 실현했으니 경제강국만 달성하면 강성대국의 대문이 활짝 열린다.'고 선전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김정은은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 혁명을 더하면 그것은 곧 사회주의 강성국가'라며 '함남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 경제강국을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길에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결국 경제강국을 아직 건설하지 못했으므로 힘을 내자는 것으로서 사실상 강성대국 건설 실패를 자인한 셈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향후 국정운영의 방향이나 경제를 살릴 어떤 새 방안도 내놓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북한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개방, 개혁이 필수조건임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과거 김일성은 김정일에게 경제문제에 절대 말려들지 말라고 충고한 바 있으며, 김정일은 생전에 경제문제는 내각이나 당에 떠넘기고 자기는 그 실패책임에서 비켜서는 태도를 취해왔는데, 김정은도 아마 그런 김정일식 정책을 답습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 공갈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 나가야한다"고 말함으로써 군사력 강화에 매진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 같은 김정은식 '총대중시' 정신은 이날 열병식에 처음 선보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에도 가장 잘 나타나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체제는 주민들의 굶주림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로켓이나 핵무기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낭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3일 발사에 실패한 광명성 3호 제작에 소요된 8억 5천만 달러는 북한주민들의 부족한 식량 2년치를 살 수 있는 거금입니다. 이 같은 막대한 돈을 민생경제비가 아닌 군사비로 계속 탕진할 경우, 북한경제는 파탄국면으로 들어서면서 김정은 체제의 동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미국과 유엔안보리 등을 중심으로 추가적 대북제재가 추진될 때 김정은 체제의 내일은 암울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김씨 세습왕조의 선군정치와 폐쇄경제는 북한을 지구촌 최악의 실패국가로 전락시키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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