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 ‘태양절’과 주민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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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당국은 지난 15일, 이른바 '태양절'이라고 하는 김일성의 99번째 생일을 맞이해 전국적인 경축행사를 벌였습니다. 반면 남한의 민간단체들은 이날을 전후해 대내외 소식을 알리는 대북전단 수십만 장을 북녘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북한의 '태양절'과 남한의 전단은 그 성격과 목적이 전혀 다른 것으로써, 그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죽고 3년째 된 1997년 '수령님은 태양처럼 항상 우리 곁에 계시다'며 김일성 생일을 '태양절'이라고 부르고 매년 각종 경축행사를 벌여왔습니다. 북한당국은 이번 태양절에도 외국 공연단을 불러 축하행사를 벌이고 김일성화(花)전시회 등을 열었습니다. 외국 인사 200여명을 데려오느라 전세기까지 띄우고 축전 비용으로 500만~600만 달러를 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2008년 한 해에만 고급 양주, 승용차 등 호화 사치품을 수입하는데 1억 달러 이상을 사용했으며 이 중 김정일 가족들이 유별나게 좋아하는 애완견 구매와 관리에만 수십만 달러를 썼습니다. 김정일은 이번에도 자신의 애완견을 검진하는 프랑스 수의사를 부르는데 1만 달러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김정일이 만약 사치품 구매비 1억 달러만 아껴도 쌀 20만t을 구입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북한의 연간 식량부족량 100만t 가운데 5분의 1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이 이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음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비정부기구 '머시코어'의 데이비드 오스텐씨는 한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 살짜리 아이가 먹을 것이 없어 풀이나 잔가지를 먹는데 아이의 위가 그걸 흡수하지 못한 관계로 몸무게가 6~7kg밖에 나가지 않았다'면서 '그 아이는 우리의 방문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참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얘기입니다. 남한 3세 여아의 평균체중은 15kg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한 민간단체들은 지난 14일과 15일, 휴전선 부근에서 수십만 장의 대북 전단을 북녘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풍선에는 3대세습의 문제점과 중동 민주화 시위를 알리는 전단과 함께 미국 1달러 지폐 3,000장이 포함됐는데, 1달러는 북한 주민의 한 달 생활비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두 가지 진리가 있습니다.

첫째, 어둠은 빛을 싫어한다는 사실입니다. 북한당국이 대북전단을 보내는 남한의 발원지에 대해 조준사격을 하겠다고 협박해온 것은 빛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사실입니다. 북한당국이 김일성을 아무리 '민족의 태양' 운운 하더라도 그가 생전에 저지른 6,25전쟁과 같은 전쟁범죄행위는 언젠가 북한주민에게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또 김정일이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고통은 외면하고 일신의 부귀영화와 호화생활을 위해 국고를 탕진하는 진상도 시간이 흐르면 낱낱이 밝혀질 것입니다. '태양절'에 가리워진 북한주민의 눈물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