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김정일과 빈 라덴 사망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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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를 지휘한 것으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지난 2일, 빈 라덴이 은신 중인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헬기를 타고 기습한 미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다고 밝혔습니다.

빈 라덴은 지난 2001년, 3천명이 희생된 '9,11테러'의 배후로 추적을 받아왔지만 지난 10년 동안 은신처를 옮기며 추적을 피해오다 작년 8월, 미 정보기관에 그의 은신처가 포착돼 마침내 최후를 맞게 된 것입니다.

빈 라덴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국민들은 물론 대부분의 국가들이 일제히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환영의 뜻을 표시했습니다. 빈 라덴의 사망은 한마디로 미국과 전 세계 평화애호 국민들의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빈 라덴의 사망으로 인해 테러리즘이 지구상에서 종식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알카에다' 진영의 추가 테러 가능성이 남아있는데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과 같은 폭력집단이 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빈 라덴은 '9,11테러' 후에도 아프간과 파키스탄 지역을 숨어 다니면서 서방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폭탄 테러를 꾸준히 지휘함으로써, 불안과 긴장을 조성해왔습니다.

김정일 역시 1980년대 미얀마 랑군 폭탄테러와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을 저지른데 이어 지난해에는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대남 무력도발을 꾸준히 자행해 왔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대남 사이버 테러까지 자행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테러와 눈에 보이지 않는 테러를 번갈아 가면서 자행함으로써 남북 간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빈 라덴과 알카에다 진영은 그동안 미국을 향한 핵 공격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정일 정권은 이미 10여 개의 핵무기를 보유한데 이어 현재 농축우라늄에 의한 핵개발을 은밀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미국을 향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과 북, 미 대화를 제의하는 등 평화공세를 펴는가 하면, 남쪽을 향해서는 핵 참화를 씌우겠다는 핵 협박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빈 라덴과 김정일의 행태는 닮은 점이 너무 많아 보입니다. 특히 미국을 우습게보고 멋대로 가지고 놀아온 모양이 두 사람 모두 똑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빈 라덴의 사망은 미국에 대한 그의 오판이 얼마나 잘 못 됐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진해 보이지만, 자국 영토나 국민이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몇 조 달러의 거액을 들여서라도 몇 십 년이 걸려서라도 기어이 주범을 찾아내 응징하고 마는 국가인 것입니다. 이것이 그동안 세계 초강대국으로써 세계평화를 유지해 온 미국의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속성을 빈 라덴은 몰랐고 김정일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랍권의 민주화 시위와 맞물려 발생한 이번 빈 라덴의 사망은 독재와 폭력의 종말을 향해 역사의 수레바퀴가 크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